마르코스 취임 후 첫 국빈 전 대통령 필리핀서 마지막 여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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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마닐라공항영접>
- 전두환 대통령내외가 6일 하오 2시45분(한국시간3시45분)마닐라공항에 도착해 만면에 웃음을 띠고 양손을 흔들며 나타나자 트랩 밑에서 기다리고 있던「마르코스」대통령내외는 박수를 보내며 따뜻하게 환영.「이멜다」 여사는 전 대통령 목에 래이를 걸어주었고 이순자 여사에게는 꽃다발을 안겨주었다.
필리핀 고유의상인 파롱 차림의 「마르코스」대통령과 검붉은 롱드레스를 차려입은「이멜다」 여사는「마칼린탈」국회의장과 「페르난도」 대법원장 「로물토」 외상부처 등 필리핀측 영접인사들을 차례로 소개.
이어 「마르코스」 대통령이 전 대통령을 환영식장인 사열대로 안내하자 양국의 국가와 21발의 예포가 울려 퍼졌고 필리핀 공군기 1개 편대가 환영비행을 하는 가운데 양국 대통령은 나란히 걸어 육·해·공군 의장대를 사열했으며 그동안 이 여사와 「이멜다」 여사는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 대통령내외는 이어 필리핀의 고유의상을 입은 3백여명의 소년소녀가 펼치는 환영의 민속춤에 답례를 보내며 붉은 카피트를 따라 대기중인 승용차에 올라 공항을 떠났다.
이날 공항에는 8백여명의 교포들이 나왔는데『어서 오세요. 대통령 각하 내외분. 열심히 일하고 있읍니다』 라고 쓴 대형 플래카드 15개와 한인학교에 다니는 꼬마들이 서툰 솜씨로 『나는 대통령 오시는 것을 기뻐합니다. 대통령님 기다렸어요』라고 쓴 피키트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전 대통령내외의 도착실황은 TV로 현장 중재되었으며 1백여명의 국내외보도진들이 취재경쟁을 벌였다.

<리잘 기념관 방문>
- 마닐라 공항에서 리잘 기념비가 있는 루네타 공원에 이르는 대로변 가로등에는 태극기와 필리핀기가 나란히 게양됐고 곳곳에「전두환 대통령내외 필리핀 방문 환영」이라는 환영현판이 나붙어 있었다.
전 대통령과 「마르크스」 대통령이 함께 탄 귀빈차를 선두로 수행원 일행의 모터케이드가 루녜타 공원으로 향하는 연도에선 구경 나온 시민들이 손을 들어 환영했고 제복의 여학생들이 양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는 모습도 보였다.
양국 대통령내외는 하오 3시 23분 (한국시간4시23분) 리잘 기념비 앞에 도착, 의장대를 사열했다.
이어 전 대통령내외는 기념비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리잘 기념비는 필리핀의 독립애국투사 「후세· 리잘」을 추념하기 위해 건립 된 것이다.
- 리잘 기념비에 헌화를 끝낸 전 대통령은 「마르코스」 대통령과 동승 ,차중담소를 나누며 모터케이드의 안내로 하오 3시40분(한국시간하오4시40분)숙소인 영빈관에 도착, 여장을 풀었다., 필리핀 의전장의 영접을 받으며 「마르코스」대통령의 안내로 영빈관에 들어선 전대통령은 2층 거실로 올라가 마르코스 대통령으로부터 영빈관 내부 구조에 대해 설명을 듣고 감사의 뜻을 표시한 뒤 영부인 이여사, 「이멜다」여사와 함께 카메라맨들을 위해 잠시 포즈를 취했다.
잠시 후 전 대통령내외는「마르코스」대통령내외를 l층 현관까지 따라나와 전송했다.

<대통령궁 예방>
- 전두환 대통령내외는 6일 저녁 말라카냥 궁으로 「마르코스」대통령을 예방, 훈장과 선물을 교환했다.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7시37분(한국시간 하오8시37분)대통령 궁 2층의 유니티 앤드 브라뎌 후드 홀에 도착, 「마르코스」 대통령의 영접을 받고 방명록에 서명.
전 대통령내외와「마르코스」 대통령은 이어 뮤직 룸에 들어가 약 20분 동안 말라카냥 궁과 청와대의 내력 등을 화제로 환담.
전대통령이 『말라카냥 궁이 참 아름답습니다』고 말하자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 궁은 전에 스페인 총독의 관저였는데 전쟁 등으로 일부 파괴된 것을 수리했다』고 말라카냠 궁의 역사를 소개.
전 대통령이『청와대도 전에 일본 총독의 관저였다』고 말을 받자「마르코스」 대통령은 『서로 비슷하군요』라고 말했다.
약 5분 동안의 환담이 끝난 뒤 전 대통령은 「마르코스」 대통령내외에게 우리측 공식수행원을 소개한 뒤 다시15분 동안 환담을 계속.
이어 세리모니얼 룸에서「마르코스」 대통령과 「이멜다」 여사가 먼저 전 대통령내외에게 필리핀의 최고훈장인 시카투나랭크오브라하 훈장과 가브리엘라질랑 훈장을, 그리고 전 대통령내외도 「마르코스」 대통령 내외에게 우리나라 최고 훈장의 무궁화 대훈장를 서로 주고받았다.
양국 대통령 내외는 이어 뮤직룸 옆방으로 옮겨가 선물을 교환했는데 전 대통령 내외는「마르코스「대통령 내외에게 십장생도와 화각좌경 등을,「마르코스」 대통령 내외는 「마르크스」대통령 저서와 조개와 산호가 장식된 거울 등을 선물했다.

<환영만찬>
6일 밤 8시35분(한국시간9시35분) 대통령 궁에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내외가 전두환 대통령 내외를 위해 베푼 만찬은 시종 화기애애한 가운데 2시간동안 진행.
헤드테이블 중앙에 나란히 앉은 전 대통령과「마르코스」 대통령의 좌우로 영부인 이순자 여사와 「이멜다」 여사가, 한국 측에서 신병현 부총리 등 각료급 공식수행원 4명 ,필리핀 측에서「마칼린탈」 국회의장 등 4명이 부인동반으로 함께 자리를 했다.
아리랑 가락에 맞추어 필리핀 민속춤을 추던 무용수가 전 대통령에게 꽃다발을 주었을 때 만찬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전 대통령 내외와「마르코스」 대통령 부처는 이날 만찬이 시작되기 직전 뮤직룸에 앉아 한국의 새마을 운동과 필리핀의 신 사회운동에 관해 잠시 환담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한국의 새마을운동이 농민의 생활구조를 크게 향상시킨 것이 국제적으로 알려졌다』며『우리도 비슷한 운동을 해봤지만 차질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 대통령은 이어『자조·자립·협동 정신으로 민간주도로 실현된 새마을운동은 농촌에서부터 자발적으로 지원한 지도자와 청년들이 원동력이 됐으며 정신혁명』이라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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