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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불꽃감지기 2587곳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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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숭례문과 경복궁, 국회의사당, 정부세종청사, 원자력발전소 등 국가 주요 문화재와 핵심기반 시설 등 2587곳에 불량 불꽃감지기 2만3152개가 납품된 사실이 경찰 수사로 확인됐다. <중앙일보 8월 7일자 10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불량 불꽃감지기를 제조·설치한 혐의(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K사 김모(60) 대표와 이모(40) 기술이사 등 2명을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은 불꽃감지기 납품을 통해 2006년부터 약 19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K사 불꽃감지기 455개를 압수해 작동시험을 한 결과 332개가 작동 불능이었다. 또 9개 모델 중 7개는 승인 받은 내용과 다른 부품들이 들어있었다. 숭례문 등 20곳에 설치된 불꽃감지기를 직접 떼서 검사한 결과 17곳의 감지기가 불량으로 나왔다.

 불꽃감지기는 불꽃에서 나오는 적외선·자외선을 감지해 관내 소방서 등으로 자동 통보하는 첨단장비로 30초 안에 감지해야 초기 진화가 가능하다. K사는 기술력 부족에 따른 오작동을 차단하기 위해 불꽃감지기 센서의 감도를 정상제품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리모컨 조작으로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제품검정을 통과한 것은 690개에 이른다. 신동석 광역수사대 지능팀장은 “화재 시 대형참사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수사는 대형사고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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