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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북 경협 한차원 높이고 싶다"|「마르코스」북대통령, 본사 김영희논설위원 서면질의에 답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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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마르코스」필리핀 대통령은 6일로 예정된 전두환대통령의 필리핀방문은 한북상호간의 이익이 되는 경제적인 파트너십을 늘리는데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고 중앙일보가 제출한 서면인터뷰에서 말했다.
다음은 「마르코스」대통령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마닐라=김영희논설위원=연착】
- 동남아시아-서태평양지역의 모든 비공산국가들은 소련의 팽창주의정책에 위협을 느끼고 있읍니다. 캄보디아 문제, 태평양지역의 해군력증강 같은 사태가 소련의 위협의 구체적인 실례가 되겠는데, 비공산국가들이 취할 최선의 대응책은 무엇일까요.
『아세안(ASEAN) 국가들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경제성장과 개발에 최우선권을 두고 있어요.
파괴활동, 국내의 불안, 외부로부터의 침투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은 경제적·정치적 안정입니다. 아세안은 선진국들이 기술과 자본을 아세안에 제공하고 아세안의 상품에 보다 넓은 시장을 개방하여 이지역의 경제성장을 밀어주면 아세안은 외부의 위협에 대한 자주방위의 능력을 강화할 수가 있어요.
캄보디아문제는 외군철수를 요구한 유엔총회결의의 선에서 정치적으로 해결하려고 아세안회원국들이 앞장서 노력하고 있어요.
소련은 캄란만의 시설이용권을 확보하고, 서태평양과 돔남아시아 일대에서 해·공군의 군사적인 활동을 늘리는 형태로 이지역에서 그들의 군사적인 존재를 부각시키고 있어요.
소련의 해군력에 대항할 해군력을 가진 나라는 미국뿐입니다.』
- 인도차이나 공산화이후 아시아에서는 광범위한 세력개편이 있었읍니다. 이런 변화를 염두에 두면 미·일·중공간에 준동맹관계가 형성될 날이올 수도 있다고 보십니까.
『준동맹관계는 시기가 빠르다고 봅니다. 중공이 미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자하는 동기는 소련의 세계적인 팽창주의 정책에서 발단된 겁니다.
중공이 경제적으로 번영하고 정치 군사적으로 안정을 누리면 그것은 바로 아시아의 안정요소가 된다는것이 미국의 생각이지요. 그리고 미·중공의 교역은 상호간에 이익이 된다고 미국은 기대하며, 실체로 석유·인력자원의 분야에서 중공이 가진 잠재력은 엄청나요. 미·일·중공간의 경제관계는 계속 확대될 겁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은 소련의 경각심을 자극하는 일은 피고자하는데 준동맹이야말로 소련으로 하여금 이지역의 전력을 더욱 강화시키고, 자칫하다간 상상만 해도 소름끼치는 강대국간 대결을 유발시킬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 아세안의 대외협력과 관련하여 전두환대통령의 이번 아세안순방이 아시아지역 비공산국가들의 성장의 균형, 번영의 균형을 잡는데 기여하리라고 보아도 되겠읍니까.
『경제협력을 한층 강화하려는 개발도상국가들의 현재의 노력은 아시아지역의 발전 템포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투자·기술이전·공업화계획·기술원조및 기타 중요한 부분의 합작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걸로 봐요.
긴밀한 경제협력의 바탕위에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이 성취되는 것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 한국과 필리핀의 정상회담이 두나라 경제관계의 강화를 위해 거둘 성과에 대해 대통령께서도 우리처럼 낙관적인지 알고 싶군요.
『전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양국문무역의 증대방안, 경제·기술협력의 현황을 검토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 전대통령과 나는 또한 특정부문의 합작을 확대하는 문제도 의논할 것입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상호간에 이익이 되는 경제적인 파트너쉽(Economic Partnership)을 늘리는데 있어요. 나는 전대통령과의 회담이 두나라가 지금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발 목표의 범위안에서 양국간 경제관계를 한차원 높이 끌어올리는 자극제가 될 것을 확신합니다.
- 전대통령이 김일성에게 사전조건없이 언제, 어디서든지 만나자고한 1월12일, 6월5일의 제안에 대해 알고 계시지요.
『필리핀은 전대통령의 제안을 전폭적으로 지지합니다. 전대통령의 제안은, 이념적인 차이말고는 동일한 전통과 관습과 자랑스러운 역사를 공유하는 남과 북을 평화적으로 통일하는데 이르는 건설적이고 적극적인 조치(Step)라고 믿습니다.』
- 전대통령이 각하의 방한을 초청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지금 두나라간, 여러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는 따뜻한 우호관계의 정신에 따라 전대통령의 초청을 기꺼이 수락하겠읍니다.
- 일본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맡을 적정수준의 안보상 역할은 어느 정도의 것이어야 합니까.
『우리는 일본이 일본자신의 영토와 주변해역을 방어할 능력을 지금보다 늘리고 강화해야 한다는 견해를 지지합니다.
일본이 강력하고 신뢰할만한 방위능력을 갖추어야만 동북아시아의 전체적인 안정을 파괴할지도 모르는 외부세력의 일본침략이 저지돼요. 우리는 미국이 아시아에 군사적인 존재를 유지하고, 일본의 방위능력강화가 침략전쟁이 아니라 방위목적을 위한 것인한 일본이 군사적으로 강력해지는게 두렵지 않아요.』
- 일본은 북괴의 남침위협이 없다는 입장을 취하여 한국및 미국의 견해와 충돌을 빚고 있는데, 제3자의 입장에서 각하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한반도는 위기지역으로 간주되는 곳입니다. 다행히도 한국은 튼튼하고 전진적인(Progressive) 경제개발을 이룩하고 자주국방력을 향상시키고 있지요. 미국도 주한미군철수를 중지하기로 결정했읍니다. 이런 조치는 북으로부터의 위협을 억제하고 있어요.』
- 80년대를 「아시아의 시대」라고들 합니다. 대통령께서는 80년대의 아시아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10년전, 「아시아의 드라머」라는 책을 쓴 경제학자 「군나르·퓌르달」은 아시아국가들의 심각한 경제문제를 극복하지 않을수 없는 처지에 있다는 비관적인 견해를 피력했었지요.
그러나 오늘날은 80년대를 아시아의 시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러나 과연 우리가 지금 「아시아의 시대」를 맞고 있는지 어떤지는 아시아지역의 지도자들과 국민들의 손에 달렸어요. 세계의 어느곳을 둘러보아도 아시아만한 다양성을 가진 지역이 없어요. 경제적으로 아시아에는 선진공업국가·신흥공업국가(NICS), 그리고 개발도상국가들이 있지 않습니까.
아시아는 위대한 잠재력과 장래성을 가진 대륙인 동시에 많은 문제를 안고 있읍니다. 동부아시아의 경제는 가장 진보적이고 다이내믹하여, 지역의 안정을 모색하는 아세안의 노력을 뒷받침해줍니다.
아세안은 역외의 파트너들이 「계명된」(enlightened)정책을 추구하고, 아세안과 그들간의 경제관계가 80년대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의 전망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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