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여성 흡연 70%가 반대|본지 독자 토론 모집에 비친 찬·반 의견을 들어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도덕도 시대 따라 변천>
우리 젊은이들은 생을 구태여 의식하려 하지 않는다. 인간으로서 공동의식·공동참여 공동책임을 존중한다. 이런 사회에서 담배가 남성의 전유물인 듯, 퇴폐의 단면인 듯 인식하는 자체가 문제다. 법이 시대에 따라 변하듯 도덕도 생활 구조에 따라 변한다. 이미 커버린 아이에게 몇년 전의 옷을 그대로 입히려 애쓰는 것이 애처롭다. 생의 구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각자가 자기 가치 기준에 의한 행위에 책임을 지는 것이 중요하다. 김용준 (대학생·남·서울 종로구 모악동 46 현대 아파트)

<여성도 스트레스 해소>
전문직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수효가 급격히 늘어가고 있으며 이에 따른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여성 흡연은 이같은 사회 실정과 불가분의 관계일 것이다. 절실한 필요에 의해 흡연을 하려면 좀더 떳떳이 피워라. 숨기거나 창피하다고 생각한다면 스스로 그 행위를 「나쁜짓」이라고 인정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죄짓는 자의 형상에서 벗어나 좀더 떳떳이. 장규아 (간호원·서울 중구 남창동 1의 2)

<보수적인 관념이 문제>
우선 우리 사회에 만연된 지나치게 보수적인 관념에 대해 한 여성으로서 개탄을 금치 못한다. 어떤 무엇도 여성이라는 한가지 이유만으로 지양해야 한다는 논리는 성립되지 않는다. 호기심이나 남녀 동등권의 주장이 아닌,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단순한 기호품으로 여성들도 담배를 받아들인다면 이를 굳이 부정할 필요가 있을까. 사소한 하나의 물체에서 자신들만이 느낄 수 있는 미묘한 무엇이 있다면 이를 침해할 권리가 누구에게 있을까. 조은실 (대학생·여·천안시 신부동 주공아파트)

<임신 때만 안 피우면 돼>
개인적 자유 의사를 집단적 논리로 제어해서는 안될 것이다. 여성들이 부담 없이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만 정신의 발전, 꽃피는 문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태아와 자녀 교육에 나쁘다면 임신했을 때, 아이들 앞에서만 안 피우면 될 것이 아닌가. 한대균 (대학원생·남·고려대 불문과 연구실)

<자제만 하면 문제없어>
우연히 갖게 됐던 담배. 아무 의미 없이 호기심조차도 느끼지 못하고 냉장고안의 우유를 마시듯 마셔댔다. 씁쓸한 뒷맛에 새로운 생을 찾는 듯 싶었고, 그리고 그것은 분명 타락이 아니었다고 슬픔에서의 다정한 친구, 하느님이 주신 이 모든 것. 자기의 체질에 알맞게 자제할 줄 아는 여성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이영옥 (여·서울 성동구 옥수동 421)

<왜 구속을 받아야 하나>
우선 「여성 흡연」이란 제목 자체가 거슬린다. 끽연이 건강에 나쁜 점이나 저연령화 현상도 남녀 모두에게 해당될 것이다. 똑같은 인간이다. 왜 여자는 자기 감정의 표출까지도 타인의 구속을 받아야 하나. 일부 보수주의 세력들이 아직도 사회 구석에 존속해 있다는 증거다. 이들의 고정 관념을 깨뜨릴 필요가 있다. 이경혜 (주부· 경남 진주시 상대동 300)

<남편이 권해서 피워>
29세의 가정주부다.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 입덧이 몹시 심해 남편이 담배를 피울 때마다 내가 불을 붙여주며 서너번씩 연기를 빨아봤다. 그렇게 속이 편해질 수가 없었다. 출산한 뒤에도 남편이 가끔 담배를 내게 주면서 『괜찮아, 내 앞에서 만이야』하면 나는 수줍은 미소를 보내며 피워본다. 이영희 (주부·서울 동대문구 중화 1동)

<살 빼기 위해서 피운다>
21세의 미혼 여성이다.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으면서도 혹시 살이 빠질지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에 오늘도 살빠지는 약 (담배)을 피우고 있다. 정명화 (대학생· 여·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