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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작씨 곡 듣고 한국가요에 매혹-20일 작곡 발표회 가진 미국인 반예문 신부&&신앙심·한국의 미 등 담은 10곡 발표|디스크도 나와…수익은 장애자 위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우리 나라 가요계에 널리 알려진 반예문 신부(미국인·53·본명 Raymond E Sullivan)가 지난 20일 하오 3시30분부터 서울 명동성당 구내 성 바오로 수녀 회에서 작곡 발표회를 가졌다. 벽안의 신부가 우리 나라 가사로 된 이렇게 많은 대중가요를 작곡하기도 처음이지만, 그 노래들을 취입한 디스크 쇼를 갖기도 처음이다.
반 신부는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가요에 매혹되어 가사를 영역, 해외에 소개하거나 자작 곡의 우리 나라 대중가요를 국내의 인기가수들에게 취입시키기도 한 주인공이다.『70년 충북 청주성당에 있을 때 외국신부님이 선물로 주고 간 이봉작씨의 디스크를 듣고 한국 가요에 매혹되기 시작했다』고 반 신부는 말한다.
이번에 발표된 가요는·모두 101곡. 모두가 반 신부의 작사·작곡인데 이 가운데 5곡은 영어로 된 가사다. 신곡은『바람처럼 낙엽처럼』『황홀한 고백』『같아요』『모두가 사람』『한 노래』 등의 한글가사와『바보처럼 살았군요』를 영역한『I've Lived Like a Fool』을 비롯해, 『Security』(안전)『My Friends』(친구들)『Faces and Names』(얼굴도 이름도)『Sing but Keep on Walking』(걸으면서 노래하라)『My Palace』(나의 왕궁) 등 6곡은 영어가사 인데 노래는 모두 김도향 군이 불렀다.
이 노래들은 디스코·블루스·컨트리웨스턴·발라드 풍 등 다양한 멜러드 인데 가사는 거의가 신앙적인 깊은 뜻과 우리 나라의 아름다움을 담은 매우 서정적이고 감미로운 노래들이다. 이 노래들은 한국음반에서 디스크로 냈는데 이 디스크에서 얻어지는 수익은 모두 신체장애자들을 위해 쓰여지기로 되어있다.
이번 신곡 발표회엔 가요계 관계자들과 로터리 클럽회원들·신부·수녀, 그리고 반 신부의 미국인 친구 등 2백 여명이 초청됐다. 『대중가요를 쉽게 아름답게 만들면 대중 정서를 순화시키는데도 큰 뜻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것이 반 신부의 생각이기도하다.
미국 뉴욕주가 고향인 반 신부는 55년 우리 나라에 온 뒤 전국을 돌면서 천주교 전교에 힘 쏟았으며 현재는 카톨릭 매스컴 위원회 일을 보고있다. 그 동안 우리가요에 끼친 공으로 연합으로부터 공로상 등 각계로부터 4개의 가요 관계상을 받기도 했다.
디스크 쇼를 계기로 우리가요에 더 애정을 갖고 가요발전에 힘쓰겠다는 것이 반 신부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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