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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갈등…동반 자살 기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13일 새벽4시쯤 서울 쌍문3동 141의37 이금녀씨(50·여) 집 문간방에 세들어 사는 김영기씨(31·회사원)의 부인 박남숙씨(31)가 장남 대인군(5)·장녀 시내양(3)과 함께 방안에 연탄불을 피워놓고 동반 자살을 꾀해 남매는 숨지고 박씨는 중태다.
박씨는 1차 자살에 실패하자 면도칼로 왼쪽 팔목의 동맥과 오른쪽 목 부분을 그어 다시 자살을 기도했다가 2차도 실패하자 수면제 31알을 먹고 잠들었다가 남편에게 상오11시쯤 발견됐다.
남편 김씨에 따르면 12일 상오 출근 때 부인 박씨가『오늘 아이들과 친정에 갈테니 들어오지 말라』고 해 집을 비웠고 함께 사는 어머니 허옥경씨(55)도 서울 개봉동에 사는 동생 집에 가고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5년전 박씨와 결혼, 어머니 허씨와 함께 보증금 50만원·월세 4만원 짜리 단칸방에 세 들어 살아 왔는데 평소 허씨가 박씨를 심하게 구박해 두 사람이 자주 다퉜다고 했다.
박씨는 자살을 기도하기 전날인 12일 남매를 목욕시키고 인근 정의 사진관에서 기념사진을 찍었으며 남편 김씨와 언니 앞으로 2통의 유서를 남겼다.
박씨는 유서에서『시어머니의 등쌀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며『혼자 죽으면 아이들까지 천덕꾸러기로 자랄 것 같아 함께 간다』고 적었다.
경찰은 박씨를 살인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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