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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단, 전교조 상대 거리 집회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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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교 교장 대표들이 21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반 인륜·반 교육 집단’으로 규정하고 전교조를 상대로 거리 집회를 벌이겠다고 선언했다.이로써 지난 4일 충남 보성초등학교 서승목(徐承穆) 교장 의 자살 사건 이후 교장들과 전교조의 갈등 수위가 높아져 급기야 이전투구 양상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한국 국·공·사립 초·중·고 교장 회장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달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徐교장 추모대회를 계기로 전교조에 대항해 적극적으로 교장들이 단결하고 행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교장단의 집회 개최 등 집단 행동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교장협의회의 전교조에 대한 비난은 어느때보다 격렬했다. 이 단체는 우선 “徐교장의 죽음은 온 몸을 던져 전교조의 반교육·반인륜적 행태를 고발한 순교”라며 “이번 사건이 전교조의 위협과 사과 강요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교조는 정의와 애국심을 모르는 반 국가적 집단, 변화와 개혁을 거부하는 수구적 집단”,“일부 전교조 교사들은 교실을 반미친북(反美親北)의 정치선전장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틀 전 전교조가 대의원대회에서 교장단을 지칭해 '보수 수구집단’으로 비난한데 따른 것이다.

이처럼 교장·전교조가 상호 융화의 길을 찾지 않은 채 비방은 물론 집단 시위·연가 투쟁 논의 등이 이어짐에 따라 교육계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교장단은 평소 비난해온 전교조의 투쟁방식인 거리 집회로 맞대응할 태세여서 교단이 화합할 수 있는 길이 물 건너간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관계자는 ”가장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 교육에 관여해 온 학부모단체로서 안타깝다“며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학생들 뿐”이라고 우려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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