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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자수 작품 전 갖는 김태숙 여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어쩜 다시는 개인전을 못 가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여태까지의 작품을 정리, 총괄적으로 선 보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봤습니다.
일생을 동양자수 연구에 바치고 있는 김태숙 여사(66)가 그의 작품활동 40년을 결산하는 작품 발표 전을 갖는다(10∼15일·롯데화랑) .
이번에 출품할 작품은 병풍 액자 화관 핸드백 신발 등 53점 고 이승만 대통령 취임식용으로 제작한 화관에서부터 현대적인 추상 작품까지 실로 다양하다.
그 가운데 가장 힘들었던 작품은 횐 봉황 두 마리를 담은 「평화」(1백58×1백5㎝. 4개월에 걸쳐 제작한 이 작품은 머리카락보다도 더 가는 실을 사용하느라 자국이 남을까봐 밑그림도 연필로 못 그리고 실로 대신했을 정도로 애를 먹었다.
『수를 놓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스스로 위안이 돼요. 인내력과 교양을 기르는데 자수를 따를게 없어요』그는 『요즘 20대 여성들은 참을성이 부족해 중도에서 포기하는 경향이 많다』며 안타까워한다.
한땀 한땀을 뜨는 것은 바로 시간을 엮어 짜는 것과 같다는 것이 그의 자수관. 그래서 성실과 끈기가 있어야만 자수가로서 빚을 볼 수 있다는 견해를 갖고있다.
지금도 시력이 좋아 안경을 쓰지 않고 작업한다는 그는 좋은 아이디어만 떠오르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스케치할 정도로 열심이다.
『40여년간 숙제로 남아있던 구름의 사실묘사를 드디어 해내 더한 기쁨이 없다는 김 여사는 일본 동경 여자미술 대 자수과 출신으로 국전을 통해 활동해왔으며 일본·대만 등지에서 수차례 전시회를 가진바 있다.
슬하에 1남4녀를 두고 있는데 그래픽디자이너 김교만씨(서울미대교수)와 동양화가소장 김정묵씨가 사위인 예술가족이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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