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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비전과 경기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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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내경기의 회복조짐이 꾸준히 계속되고 있는 현상은 경기호전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일반적으로 올해 하반기에는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지금의 경기동향은 그런 예상이 빗나가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6일 한은이 발표한 4월중 경기예고지표는 0·8을 기록, 지난달에 비해 0·l포인트 올랐고 경제기획환의 경기선행종합지수도 1·6%가 상승, 다같이 경기상승세를 예고하고있다.
작년 2월이래 하강하기 시작한 경기동향은 10월을 최저점으로 이제 1년여만에 서서히 상향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여러가지 측면을 보면 수출수요가 주류를 이룬 산업생산의 증가에다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서울 소비액지수도 2년만에 처음으로 0·3%늘어났으며 중소기업의 생산도 증가세로 반전하고 있다.
경기회복에 가강 큰 애로요인이었던 국내수요가 미약하나마 환기되고있다는 것은 지수이상의 중요한 뜻을 갖는다.
움츠러들었던 소비심리가 서서히 되살아나 경기회복을 가속화시킬 가능성을 실현하고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경기국면을 진단하면 수출의 증가가 국내경기의 지렛대 역할을 하던 패턴은 거의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하게 한다.
이는 작년중 수출산업의 채산성악화에서도 증명되었듯이 수출수요자체는 늘고 있으나 수출단가는 오르지못해 국내경기를 선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물가의 상승분을 환율인상이 어느정도 보상해 주고있음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국민부담의 증가 위에서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내수의 증가와 함께 교역조건의 개선이 뒤따라야한다는 것이다.
하반기 경기호전을 기다리는 강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아직 본격적인 회복을 제동하는 몇 가지 요인이 남아있음도 간과할 수 없다.
건축투자나 기계류생산이 여전히 감소추세에 있고 설비투자도 활발하지않다.
뚜렷한 경기전망이 서지않는다든가, 중화확조정·부동산신고등 정책의 변경이 타격을 주었다든가하여 투자심리도 아직 위축된 채 있다.
문제는 설비투자의 부진이 섬유부문의 공급부족에서 나타나고있는 것처럼, 경기회복지연과 상승작용을 할 우려가 있다는 면에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경기대책방향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우선 수출채산성을 개선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품질고급화, 기술혁신등의 추진으로 생산성을 늪이고 과당경쟁을 지양해야한다.
자금조달을 위한 재고처리를 강행하다보면 적자수출을 감내할수밖에 없으므로 재고금융등을 통해 기업의 자금운용을 도와주어야 한다.
또 하나, 민간주도경제로의 이행을 약속하고 있는데 맞추어 경제의 흐름에 정책이 과도하게 개입해서는 안된다.
그보다는 조세·금융정책수단을 탄력성있게 집행하여 기업생산과 민간소비활동을 지원해주는 것이 효율적이다.
조세부담의 경감, 금리인하가 필요하며 그 결행시기가 빠를수록 좋다는 논거는 바로 경기를 자극하면서 물가에 충격을 주지않는 시점이 오고있는 까닭이다.
기업의 재무구조개선이나 경영합리화는 현재의 여건, 즉 과중한 금융비용과 조세의 부담을 안고있는데 비추어 스스로 한계가있지 않은가.
정책이 의욕적인 자세로 나온다면 기업의 투자의욕을 회생시키는데 크나큰 전기가 되고 민간소비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 확실하다.
다음으로는 공공요금의 인상작업을 일단 끝맺고 가격기구의 기능을 살려야한다고 공공·서비스요금이 물가인상을 선도한다는 물가상승인식의 불식이 긴요하다.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을 수습할수있는 정책의 선택폭이 넓어졌으므로 신축성있게 대처해나가면 경기회복과 물가안정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국내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치던 원유가가 최소한 연내엔 변동이 없을 것이고 국제원자재가도 안정을 견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국제경제환경의 변화는 비록 선진권의 경기침체 지속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있지만 우리에게는 더할수없는 기회를 제공하고있다.
또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비관적인 선진권 제로성장논에는 다분히 미국의 달러방위책 내지는 국내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고금리정책을 견제하려는 서구측의 의도가 잠재해있으므로 동조할 수 없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
그보다는 우리의 주요 해외시장인 미국의 경기가 1·4분기중 연율8%이상의 성장을 했고 일본도 경기의 유지 확대책이 실행에 옮겨지고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할수도있다.
이와같이 국내외경제의 움직임은 부정적인 요소가 점차 퇴색해간다고 풀이해도 무방하다.
우리가 정책수단을 채택하기에 따라서는 하반기의 경기동향이 본격적인 활황으로 진입하는 문턱이 될 수가 있다.
그러면 우리앞에 놓인 과제는 이기회를 포착하여 하반기부터는 착실한 경제성장을 구현하면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일이다.
일단 경기회복에의 기대감은 형성되었으므로 정부는 확고한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여려 단계의 경제활동을 적극화시키겠다는 의지를 표현해야한다.
그것이 조세·금리정책으로 보다더 구체화된다면 올해 경제는 낙관해도 좋을 것이다.
국내경기가 회복되고 물가도 진정된다는 것은 국제경쟁력의 강화를 의미하게되고 그러면 우리경제의 난관인 국제수지방어에도 유익할 것이 아닌가.
경기와 물가는 반드시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 정책수단여하에 의해 동시에 추구할수있는 경제현상임을 잊지말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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