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홍합이 제철을 맞았다. 홍합(紅蛤)의 한자 뜻은 ‘붉은 조개’다. 살이 붉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패류 중에서는 가장 저렴하면서도 영양은 뛰어나 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합은 본래 찬 바람이 불고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무렵부터 제철이다. 여름철에는 독소가 있을 수 있어 먹지 않는다. 그래서 보통 9월 이후부터 가을과 겨울에 주로 출시되지만 올해는 추석이 빠르고 날씨도 일찍 선선해지면서 예년보다 한 달가량 이르게 출하가 시작됐다. 여기에 올해는 여름 수온이 예년보다 일찍 올라갔다가 빨리 떨어지면서 패류의 독소주의보도 예년보다 한 달 이른 5월 중 해제됐다.
제철 홍합은 살이 단백하고 단단해 맛이 가장 뛰어나고, 타우린이 풍부해 해독과 숙취해소에 좋다. 또 비타민 B12·B2·C·E가 풍부하고, 셀레늄·철·요오드 등의 미네랄도 많아 피부미용과 빈혈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이 때문인지 예부터 중국에서는 홍합의 맛이 달면서도 성질이 따뜻해 피부를 매끄럽고 윤기 있게 가꿔준다고 해 동해부인(東海夫人)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실제로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홍합의 열량은 100g에 82
홍합을 고를 때는 살이 통통하고 윤기가 나며 비린내가 나지 않는 걸 선택해야 한다. 또 껍데기를 열어 보면 살이 붉은빛이 도는 게 신선한 것이다. 홍합은 파와 마늘을 곁들인 국물이나 손질한 홍합살을 말려 건홍합 형태로 많이 먹는다. 또 불린 쌀에 풋고추와 감자·양파·고추장을 함께 넣어 죽으로 끓인 강원 향토음식인 ‘섭죽’도 별미로 꼽힌다. 엄현이 이마트 수산바이어는 “홍합은 맛과 영양이 뛰어난 데다 탕이나 무침·죽 등 다양한 음식으로 조리가 가능하고 가격도 저렴한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