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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상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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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식인상어를 영어로는「레퀴엠·샤크」라고도 한다. 그 포학성에 비해 너무 점잖은 별명같다. 진혼곡을 부르는(?) 상어라니!
상어라고 모두 사나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덩치가 큰 고래상어(15m)나 둘묵상어는 착하다. 플랑크튼이나 먹고 산다. 이런 상어들이 3억2천만년의 세대를 이어오며 3백여종으로 나뉘어, 그중엔 식인상어도 생겨났다. 정작 사람을 잡아먹는 맹수형 상어는「청상아리」(Isurusglauca)나「백상어」등 중간치의 상어들이다. 그밖에도「호랑이」(galeocedro), 「푸른 간호원」「회색 간호원」「해머」등의 별명을 가진 식인상어도 있다.
이 가운데 백상어는 특히 1975년 세계영화계를 석권했던『조스』라는 영화를 통해 그 악명이 높다. 몸집이 8m, 무게가 3t, 이가 5cm. 어느날 이런 상어가 피서지인 애미티도에 출몰, 해수욕을 하던 3명의 사람과 혈투를 벌인다.
식인상어는 브리태니커백과사전에 따르면 흔히 북위 40도와 남위 40도사이의 바다에 산다. 이들은 수온이 16도내지 21도(C)일 때 더욱 활발하게 먹이를 찾아 쏘다닌다. 무려 5백m 떨어진 곳에서도 사람냄새를 맡는다. 활동시간은 상오보다는 하오. 여자보다도 남자를 더 노리는 것도 이상하다. 수심도 깊은 곳보다는 얕은 곳을 택한다. 사람들이 수영하기 좋은 조건이다.
가장 공격받기 쉬운 인체부분은 다리·궁둥이·팔. 세계통계상 상어에 물린 사람중 7O%가 생명을 잃었다. 얼마나 치명적인지 짐작이 된다.
특이한 것은 상어의 이다. 굳은잇줄(치열)이 많은 경우는 5줄, 예비잇줄은 3줄을 갖고 있다. 먹이의 대상에 따라 이 8줄의 이가 작용한다. 갈고리와 맷돌의 역할을 함께 한다.
바로 엊그제 충남보령군의 외도앞바다에 나타나 해녀를 물고간 청상아리는 중부이남의 바다에 살고있다. 일본 혼슈 중부 이남, 중국, 인도등이 분포해역.
멀리 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 아라비아, 홍해, 호주, 하와이, 뉴질랜드, 칠레. 세인트 헬레나 등에도 있다. 길이가 7m 남짓, 몸빛깔은 짙은 푸른빛에 배 쪽은 희다. 생김새는 온순할 것 같은데, 하는 짓은 그게 아니다. 흡혈귀 같다.
경북 방언으로는 「상아리」「청상아리」, 부산사람들은 「청사리」라고 한다. 서산에선「모두리」, 강원도 사투리로는「주투」라고 부른다.
상어의 습격을 예방하는 방법으로는 화공약품(copper acetate)을 섞은 먹물을 끼얹는다고 한다.
지난해 조오련선수가 수영으로 현해탄을 건널 때도 바로 그 상어를 막기위해 그물바구니 속에서 헤엄친 일도 있었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해녀와 같이 해저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겐 걸맞지 않는다. 속사포같은 작살이라도 있으면 한번 대결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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