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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광화문 집회…문재인, 투쟁 나선 박영선에 힘 실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60여명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 띄엄띄엄 늘어섰다. 손에는 “유가족이 동의하는 세월호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27일 새정치연합의 이틀째 장외투쟁 현장의 모습이다.

이날 오전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철야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 집결했다. 전체 130명 의원 중 절반이 안 되는 60명에 불과했다. 전날 장외투쟁 반대 성명을 낸 15명 의원중 상당수 등 ‘협상파’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의원들의 참여율이 저조해지자 당초 예정됐던 의원총회는 취소하고 곧장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해 피켓 시위를 벌였다.

피켓 시위에서도 어정쩡한 모습이 이어졌다. 당초 집회 신고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이날 시위는 사전 신고가 필요없는 1인시위 형식으로 진행됐다. 집시법상 1인시위자는 발언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침묵 시위’가 됐다. 의원들은 각자 3미터 간격, ‘ㄷ’자 형태로 광화문 광장을 에워쌌다. 시위 도중 경찰관계자가 나와 “3미터 간격으로 서 있는 것은 집시법 위반”이라며 의원간의 간격을 20미터로 넓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의원들 사이에선 “해도 너무하는 게 아니냐. 사전에 3미터 간격으로 서 있기로 경찰측과 합의했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피케팅을 끝낸 의원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문재인 의원을 면담했다. 문 의원은 장외투쟁에 나선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에게 힘을 실었다. 그는 “박영선 대표를 중심으로 의원들이 단합해 행동하는 게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박 대표가 잘 이끌어줘서 고맙다”고 했다. 지도부와 별도로 단식을 진행한다는 비판에 대해선 “원래 여기(광화문)는 제가 있을 자리가 아니니까 그럴만한(복귀할) 상황이 되면 당의 대열에 합류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새정치연합 의원들과 문 의원과의 문답

전순옥=“같이 싸우셔야죠. (단식) 끝내시고 당에 오셔서 해야할 역할이 많은데….”

문재인=“유민 아빠만 밥을 먹으면…. 둘째딸도 애타게 그러고(단식중단을 설득하고) 있어서, 완전타결 아니더라도 그쪽(새누리당)에서 조금만 보듬어주면 유민아빠도…. 그러면 저도 단식을 중단할 수 있겠죠.”

남윤인순=“수염이 너무 많이 나셨다. 괜찮으신가. 힘드실텐데.”

문재인=“모자라도 쓰세요 다들. 나는 이미 지난번 선거때부터 많이 탔어요.”

남윤인순=“하얀 수염 나니까 너무 이상해요. 30분씩이라도 운동도 하세요.”

문재인=“산보 삼아 걷고 있다.”

이목희=“혈색은 좋아 보이신다.살은 많이 빠지신거 같고…. 월말까지 수위를 고양시켜서 거기서 뭐 좀 이뤄보고, 그렇게 하고도 안 되면 다른 방향으로 전환해야지.”

문재인=“아무래도 유족과 이완구 원내대표 만나는 결과를 좀 봐야겠네요.”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사진 뉴시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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