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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중산간도로 백79㎞관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제주도에 제2의 동맥선이 뚫린다. 해발 1천9백50m의 한라산정상에서 보면 해변을 따라
일주하는 우회도로 안쪽으로 원을 그린 중산간도로.
해발 1백∼3백m의 고지로1백79㎞를 달린다.
4시간 남짓이면 제주를 일주하게될 중산간도로는 희귀식물과 토속적인 제주민속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지난 1월14일 지방도에서 국도로 승격된 중산간도로는 4월말이면 노폭 8m를 15m로 확장하고 정부예산이 투입되는 대로 포장공사에 착수하게된다.
공사비 52억원. 제주주민들의 숙원사업으로 1백54㎞에 달하는 확장구간에 수용된 토지는 주민들이 보상 없이 희사한 것이다.
오지마을의 교통이 편리해짐에 따라 대단위 축산단지조성을 촉진하게될 중산간도로의 개통은 산재된 문화재의 보호와 자연자원의 발굴, 관광자원의 다양화에 큰 몫을 차지한다.
올해 도에서 추진할 사업은 도로변의 가로수를 이용한 자연식물원 조성과 토속적인 관광이용 시설을 갖추는 것.
한라산에 서식하는 주목·서나무·등참나무 등 3백40여종의 수종을 토질과 기후에 맞도록 심어 도로변의 식물원으로 조성한다.
또 도로 곳곳에는 제주특유의 메밀국수·꿩요리·좁쌀로 만든 조떡·좁쌀막걸리를 맛볼 수 있는 향토음식점과 대형토산품판매장·위탁 시설 등을 설치한다.
중산간도로의 개통으로 얻어지는 가장 큰 효과는 관광코스의 연장으로 인한 관광소득의 증대. 관광객들의 체재기간을 현재의 배로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65개 리·동을 잇는 중산간도로는 관광객들이 지금까지 쉽게 가볼 수 없었던 29개소의 관광명소가 제주관광권에 포함된다.
제주시에서 서쪽으로 중산간도로를 따라 2·6㎞지점이 괴석과 잡목이 조화를 이룬 광령리 무수천. 그 다음 마을인 고성리에는 몽고의 침략에 항거하다 순국한 고려 삼별초의 넋을 기린 9천평의 항몽 유적지를 볼 수 있다.
다시 8㎞를 달리면 납읍리 금산공원에 이른다.
후박나무·종가시나무·모밀잣밤나무·식나무 등 아열대 식물군이 우거져 원시적 자연경관을 이뤘다.
중산간도로로 한림읍에 들어서면 금악면 이시돌목장에 수천 마리의 소 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초원이 제주의 정취를 더해준다.
한림읍 월림리에서 우회도로가 지나는 한림리를 잇는 지선도로로 빠지면 명월성지를 볼 수 있다.
맑은 시냇물과 더불어 명월대가 유명한 명월성지일대에는 수령 수 백년의 팽나무 숲이 둘러싸였고 둘로 만든 반달형의 다리가 원형대로 보존돼있다.
중산간도로를 따라 남제주군을 지나면 중문면의 도순녹나무 자생지·엉또폭포·각시바위·영남천의 자연경관이 도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다.
다시 표선면 성읍리에 이르면 민속촌을 보게된다.
용암석 돌담에 대문이 없고 새끼에 돌은 맨 초가지붕의 토벽 촌락은 삼다 삼무로 표현되는 제주고유의 생활양식을 재현하고 있다. 현재에도 부락에는 향사·현청이 보존돼 개발이 억제돼있다.
이밖에도 망봉리 미천굴과 수산리 수산굴은 용암굴로 자연의 신비가 절경을 이루고 있고 북제주군 조천면 선흘리에는 겨울의 꽃 동백이 동산을 이루고 있다. 【엄주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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