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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행버스」를 타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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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외국사람들 눈에는 한국자본시장의「떡」이 꽤 크게 보이는 것 같다. 이름난 각국의 중권회사 간부들이 뻔질나게 찾아와 재무부 증권당국자, 증권감독기관 그리고 증권회사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 자본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타진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1월14일 정부가「단계적 자본자유화」방침을 발표한 직후 나타난 현상. 외국증권회사 사람들만 바삐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국내증권계도 이에 맞추어 무척 부산하다. 서둘러서 국제부를 만든다. 직원들을 해외연수를 보낸다. 외국파트너 물색작업을 벌인다는 등 자못 활기가 돈다.…○
외국증권회사 (브로커)들이 한국자본시장에의 상륙을 노리는 이면에는 군침을 삼키게 하는「미끼」가 있다.
우선 우리 나라 자본시장은 배당율이 우선 높다. 미국,일본등 외국은 보통 10%내외인데 비해 우리는 20%를 상회한다.
둘째는 주가수준이 아주 낮다. 1주당 평균 1「달러」도 안된다. 그만큼 장래성이 있다는 얘기다.
세째는 한국경제 장래에 대한 낙관이다. 정부의 장기계획뿐 아니라 국제경제전문기구에서도 제2의 일본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는것이다.
자본자유화 방침 발표이후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증권사들은 미국의▲「메릴린치」사▲「저펜펀드」사,영국의▲ 「비커스더코스더」사▲「새뮤얼몬테그」사▲「그립슨그렌트」사▲「J헐리·슈르더웨그」사,「프랑스」의▲「파리바스」 은행, 일본의▲야촌증권▲산 일 증권▲대화증권, 「스위스」의▲「본토벨」사, 「캐나다」의▲「리처드슨」사, 이밖에 국내 종합금융희사의 외국측「파트너」등 약 20개사를 헤아린다.
정부가 발표한 「자본자유화』계획은 ①국내투자신탁회사를 통해 외국인 전용 수익증권을 판매하고②의국증권사와 합작으로「대한투자기금」 (코리아펀드) 을 외국현지에 설치, 동기금으로 수익증권풀 운영, 외국투자가에 판매하겠다는 것.
이러한 정부방침에 따라 한국투자신탁사와 대한투자신탁회사는 지난 2월초에 서둘러서 국제 업무실을 신설하고 필요한 참고자료의 수집및 부쩍 늘어난 외국 증권사의 내방객들을 맞는등 기선을 잡았다.
뒤이어 증권사들도 「코리아펀드」에의 참여를 위해 국제부를 신설하거나 기존 부서의 강화에 나섰다.
닥쳐올 자본시장의 국제화에 대비하여 일찌감치 국제부를 만든 증권회사도 있다.(국일증권은 76넌10월, 동양증권은 78년4월 설치).
동서증권은 3월1일자로 조사부 산하의 국제과를 국제부로 승격시켰고 국제는 국제부를, 대보도 국제과를 3월1일자로 새로 만들었다.
지난해 3월5일 국제과를 신설했던 대신증권은 부로 승격시킬 계획이고 삼보와 효성도 국제부의 신설을 추진중이라는것.
증권회사들이 최근 이와 같이「국제부」에 큰 관심을 갖게 된것은 외국증권사들의 움직임에 자극을 받은 때문이다.
대한투자신탁은 지난달 27일 서울에 사무소를 낸 야촌증권사와,한국투자신탁은 산일증권사와 각각 제휴할 움직임이 구체화 되고있다.
미국 최대브로커의 하나인「메릴린치」사가 최근 한국진출을 위해 강력하게 대시하고 있는것이 주목을 끌고 있는데 아직 구체적인 파트너는 잡지 않은것 같다.
우선 일본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외국인 전용수익증권을 판매할 계획인것으로 알려진 일본증권사들에 비해 미국과 「유럽」쪽에도 상당한 기반을 갖고있는 「메릴린치」사가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지는 관심 꺼리다.
외국의 증권, 금융사들은 수익증권보다는 「코리아 펀드」쪽에 더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의 투자신탁회사가 운영하는 수익증권보다는 직접 경영에 참여하여 직접투자도 할 수있는「코리아편드」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 일것이다.
외국인전용 수익증권의 해외판매를 주선하겠다고 나선 일본의 야촌증권·산일증권도 속셈은 수익증권자체보다는「코리아펀드」란「미래의 큰떡」을 겨냥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부가 자본자유화 방침을 발표하면서 투자신탁회사를 통합 수익증권을 들고 나오자 증권회사들중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데도 있다.
투자만하고 운영에는 참여 못하는 수익증권으로서는 외국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
「대한투자신탁기금」의 규모·투자종목·주식거래및 기금·투자비율등의 제한조치로 국내증권시장을 교란시킬 위험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재무부와 증권감독원·재투신회사등의 관계관 5명으로 구성된 해외시찰단이 12일 미국으로 떠난다. 이들은 보름동안 미국 IFC(국제금융공사)와 현재자본자유화를 추진중인「멕시코」를 방문, 현황을 살펴볼 계획이다.
「멕시코」는 우리와 비슷한 계획을 현재 추진중이다. 이들이 귀국한후 구체적인 방안이 검토될 것 같다. 7월초에 수익증권을 발행하고 하반기에 「코리아펀드」를 개설 하려던 당초 계획은 4∼5개월 정도 늦어질 것으로 보여진다.<한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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