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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다시 있어선 안될 일"-광주사태 관련자 석방에 축제 분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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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광주】3일 하오 광주사태관련자 83명 전원에 대한정부의 특별감형 및 사면소식이 전해지자 광주시민을 비롯한 전남도민들은 크게 환영을 표시했다.
하오 5시 라디오방송을 통해 이 소식이 처음 전해지자 관련자가족들의 문의전화가 보도기관에 쇄도했으며 대부분의 시민들은 기쁨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이날 밤 8시쯤 광주교도소에서 관련자 57명이 적발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방·주점 등에서는 박수갈채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서민들은 대부분 다시는 광주사태와 같은 불행한 사건이 이 땅에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이번 석방을 계기로 국민화합의 분위기 조성에 더욱 노력할 결의를 보었다.
하오 7시 35분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광주교도소 정문 옆 작은 문이 열리자 첫 석방자 오동찬씨(26·노동)가 옷 보따리를 들고 모습을 나타냈다. 석방자들을 마중 나온 5백여명의 가족·친지·친구들은 박수와 환호로 맞았다.
두 번째로 출감한 전 전남대 교수 송기숙씨(45)는 마중 나온 부인 김영애씨(44)와 얼싸안고 건강한 표정으로 『남아있는 사람들에게도 선처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전춘심씨(31·무직·전남 해남군 계곡면 사정리)는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며 두 번 다시 이런 일에 휩쓸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5분 간격으로 5∼10명씩 짝을 지어 57명의 석방자들이 모습을 보일 때마다 환호성이 터졌으며 특히 출감한 학생들은 동료 친구들이 헹가래를 쳐주기도 했다.
이날 교도소 앞에는 전남대에서 특별히 보내온 스쿨버스 1대를 비롯, 가족들이 전세 낸 택시 30여대가 차량행렬을 이루기도 했으며 화순탄광광부였던 차영철씨(29) 등 화순군 출신 석방자 5명은 차씨의 동생 윤영씨(24)가 끌고 온 전남 7아 2055호 화물트릭을 타고 귀가했다.
이에 앞서 광주교도소에는 하오 4시 50분쯤 석방지휘서 57장이 전달돼 교도소 측은 직원들의 퇴근시간을 미루고 석방수속을 시작했으며 7시 15분쯤 최건식 교도소장은 교도소 교회당에 석방자들을 모아놓고 『여러분들은 공공질서를 문란케 한 책임은 면할 수 없다는 점을 깊이 인식, 나라 건설의 역군이 되어달라』고 당부하면서 사면장을 일일이 나눠주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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