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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정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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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10면

『읍이 된지 50년만에 시가 되는 거여.』노인들은 반가우면서도 불만스런 표정이다.
읍으로 승격한 것이 1931년 4월 1일. 해방 후 선거때마다 시 승격의 공약이 없었던 적이 없고 10년 전에는 그것도 선거 때였지만 도지사가 공식석상에서 시 승격을 발표한 적도 있다.
그래서 주민들은 지쳐있던 참이고 시 승격 발표가 있었지만 땅 값이 미동조차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실제로 인구 5만이 넘은지 20년이 지났고 공립공원 내장산을 곁에 끼고 있으면서 부녀·고창·정창 등 3개 군의 교통·산업의 중심지여서 정주의 시 승격은 때늦은 감.
그래선지 주민들의 소감에는 만서가 붙는다.
『내장산 없는 정주시는 껍데기여.』고옥동씨(40·정주읍 시보리)는 이번 시 승격과 함께 행정구역 조정도 범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장사가 있는 내장이 대부분과 중소기업 시범공업단지가 조섬돼 있는 덕천이의 일부지역이 정주시로 편입돼야 한다는 것.
주민의 65%가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만큼 행정구역 문제에는 모두가 신경을 곤두세운다. 가장 어려운 문제는 도시개발.
정주읍 만큼 밀집된 도시도 드물다. 차 2대가 겨우 비켜 다닐 수 있는 골목길이 대부분이고 관광객 등 유동인구가 특히 많아 길은 합장 비좁다.
시골도시답지 않게 더러 차량체증현상까지 빚는다.
시 승격과 함께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이 없지는 않다.
시·동 청사와 문화관 건립, 진입로 확장, 길이 8㎞의 도로개설, 10㎞의 도로포장과 조곡천 복개에 3개 소의 교량가설 등 계획은 풍성하지만 문제는 예산.
이들 계획을 실현시키려면 자그마치 1백 50억원의 엄청난 자금이 필요하다. 현재의 읍 예산 4억 5천만원으로는 엄두도 못 낼 일. 『주민세가 1천 5백원으로 몰라도 좋아. 다론 것도 다낼 수 있어. 그렇게 해서라도 모자라면 위에서 좀 도와말라고 써 줘. 』주민 김성민씨(65)는 말했다. 정읍은 전주와 광주의 한가운데.
심성택 정읍군수는 『두 도시의 인구과밀화를 막는 완충지대로서도 정주는 집중 개발 되야 한다』고 힘준다. <오홍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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