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무너진「다선우대」 철저한「지역안배」|민정당요직 인선의 배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1일 발표될 민정당의 국회와 당직인선결과는 다선우대의 관계가 무너지고 철저하게 지역안배가 고려됐다는 얘기다.
7명의 4선의원을 제치고 3선의 정내혁씨가 의장에 내정된 점과 초선의 이종찬 사무차장이 원내총무가 되어 4선의 한병채씨등을 부총무로 거느리게될 가능성이 있는 점등이 그단적인 예다.
13명의 상임위원장도 김숙현씨(재선)를 재외하고는 대개가 초선의원이다.
지역안배의 측면에서도 건국이래 최초로 호남출신의 정씨가 국회의장, 경북출신의 채문식씨가 부의장으로 내정됐고 13명의 상임위원장도 경기2(김숙현 김영선) 경북2(박동진 오한구) 경남2명(박태준 배명국)을 제외하곤 서울 (이종찬) 부산(이흥수) 강원 (이범준) 충북(김종호) 충남 (천영성) 전북 (황인성) 이북(황병준) 각1명씩 골고루 기용됐다.
당초에는 지역구출신과 전국구의원을 안배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의장과 부의장이 모두 지역구인데다가 상임위원장도 박동진·김종호·박태준· 황병준씨등 4명이외에는 모두 지역구의원으로 채워 철저하게 지역출신을 우대했다.
이같은 지역우대는 10대초의 이른바 백두진파동의 전철을 밟지않겠다는 일면의 반영이다. 또 총선거기간중 지방을 많이 다닌 고위층이 지역출신의원의 어려움을 깊이 이해하게되어 워내활동은 지역출신의원 중심으르 하라는 뜻을 비친적이 있는것과도 관련된다.
청치신인 초선들이 과감히 기용된 것은 현정국을 주도하는 세력이 정치초연생이라는 사실의 한단면이다.
이밖에도 서울의 14개선거구중 민정당후보가 은메달에 머문 2개구가 모두 정치경력이 많은 노장이었다는 총선거결과 분석이 반영됐다는 얘기다.
역시 청년층과 호흡을 같이 할 수있는 젊은 신인들에 의해 국회가 주도되는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총선기간중 크게 부각됐다가 한때 잠잠해졌던 정내혁씨가 의장으로 내정된 겻은 예비역중장에 상공·국방장관, 국회국방위원장, 공화당당무위원, 중앙위의장 등을 거친 화려한 관록과 호남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채부의장의 경우는 4선의 중진인데다가 과거 야당출신이어서 앞으로의 대야관계등이 고려된 것같다.
개혁주도세력의 대표주자의 한명인 이사무차장의 총무내정은 11대국회가 개혁주체들의 개혁의지를 그대로 구현하여 새로운 국회상을 정립해야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이씨의에 채영성·김영선·이범준·오한구·배명국씨등 군출신의 개혁주체가 대거 발탁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보아야 할 것 같다.
이재형대표위원-권정달사무총장-윤석순사무차장으로 이어지는 당의 지도체제가 그대로 유임되게 된것은 그간의 창답과정과 총선결과에 대한 총재의 신임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대표나 권총장이 국회요직으로 가지않고 계속 당에 남는것은 당이 원내를 강력히 장악하겠다는 의사표시로 풀이된다.
권총장은 최근 『민정당의원이 당의 파견원』이란 말을 했지만 앞으로의 원내활동은 당의 조정과 지휘아래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것이 민정당의 확고한 방침인 것은 분명하다.
더구나 다선의 백전노장들이 야당의 원내총무가될 것이기 때문에 이씨가 이들을 상대하려면 당의 각별한 지원과 엄호가 필요한 실점이기도하다.
당조직도 일부개편해 정책조정실을 사무총장 산하로 흡수하고 재정실과 의원실도 사무총장 밑에 두어 사무총장의 당 및 국회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시킨 것도 주목된다.<고흥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