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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에 차분한 주권행렬-1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 전국각지 표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조용하고 차분한 가운데 진행된 「한표의 주권행사」였다. 제11대 지역구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날인 25일 전국 91개 선거구 l만2천1백71개 투표소(무투표 당선지구인 부산북구 제외)에는 이른 아침부터 국민 위한 정치를 기대하며 유권자들이 찾아들었지만 전국을 적신 보슬비 탓인지 예년처럼 붐비지는 많았다. 최고 13도의 푸근한 날씨였으나 제주일부지역에 많은 비가 쏟아졌고 강원도 산간지방에는 폭설이 내려 투표에 적지 않은 불편이 있었다. 내무부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 전국경찰에 갑호 비상근무 령을 내려 투·개표 과정에서의 부정을 가려내도록 하고 경찰서마다 경범피의자들을 훈방, 투표에 참여토록 했다.

<15분 안에 전원투표>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제7투표구 미산리마을 주민1백45명은 투표개시 15분만에 전원이 투표를 마쳐 전국에서 1위를 기록.
○…강원도 원주시 단계동 맹인촌 회장 이강수씨(56)등 회원 30명은 상오8시40분 부부동반으로 투표소에 나와 자신들이 원하는 후보자의 이름을 부인에게 불러 줘 투표.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 수하리 청소년회원 9명은 24일 밤에 내린 비로 마을 앞 개울물이 불어나자 이날 아침 7시30분부터 부녀자와 고령자 60여명을 등에 업고 개울을 건너 투표하도록 했다.

<최고령 김 할머니도>
○…서울 성수2가동 성일「빌딩」에 마련된 성수2가2동 제2투표소에는 상오11시쯤 국내 최고령자인 김진화 할머니(1백28·서울 성수2가 2동36)가 조카 이현옥씨(50)의 부축을 받고 나와 투표했다.
김 할머니는 『투표 때마다 한번도 빠진 적이 없다』면서『이번 투표가 마지막 투표가 될지 모르겠다』고 서운한 표정을 보였다.

<3대가 함께 나와>
○…종로-중구선거구 연지동 투표소가 마련된 조양유치원에는 상오 8시40분쯤 관내 최고령자인 김읍내 할머니(94·서울 연지동157)가 아들 최영득씨(65)·손자 장출씨(43)·손자며느리 이희숙씨(43)의 부축을 받으며 나란히 투표소에 입장. 3대가 함께 투표를 마쳤다.

<투표소서 첫딸 순산>
○…낮12시쯤 충북 제원군 한수면 송계초등학교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나오던 김해선씨(29·제원군 한수면 송계3구)의 부인 박춘자씨(20)가 투표소 앞에서 첫 딸을 낳았다.
김씨는 그 자리에서 딸의 이름을 공명선거를 뜻하는 「공선」이라고 지었다.

<총선 임시취재반>
▲부산=임재걸 기자(문화부) ▲대구=김광섭 기자(과학부) ▲광주=문병호 기자(사회부) ▲대전=박병석 기자(경제부) ▲전주=정일상 기자(사회부) ▲청주=김종선 기자(편집부) ▲춘천=정교용 기자(외신부)
◇사진부
▲대구=김택현 차장 ▲광주=양영훈 기자 ▲부산=이호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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