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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부패풍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아랍」세계에선「박시시」란 말이자주 쓰인다.「더키」나「아라비아」에서도 쓰이지만 원래는「페르시아」말이다. 주인이 하인들에게 주는「팁」이요, 사금을 뜻한다.
우리말로 하면 「가뇌」가 된다.
요즘 일본인들은 우리귀에도 익은「와이로」를 시적으로 표현해서「구로이·기리」(검은안개·흑무)라고도 한다.
최근 미국주간「타임」지는 세계의「뇌물」풍속을 소개해 흥미롭다.
우선 석유를 팔아서 갑자기 돈을 번 산유국들이 부패의 온상인 것은 불결하기 짝이 없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장관은 작년 한햇동안 외국기업과의 거래로 5억「달러」이상을 벌었다고 한다. 왕자가 5천명이나 되는 이나라는 각종 뒷거래마다 깊숙이 관련돼있다.
「사라하」이남의「아프리카」는 아직 문명의 미답지이지만 부패만은 그렇지 않다. 옛날엔 구슬이나 거울이면 족했지만 지금은「요트」나「스포츠·카」를 주어야한다.
「멕시코」의 뇌물은「라틴」풍 전형이다. 고급「레스토랑」의 비싼정식으로 시작해서「푼타·칸룬」이나「아카플코」주말항공여행으로 마무리짓는 식의 호화판이다.
「브라질」에선「여자」가 매우 효과적이다.「사웅파울루」의 뒷거래명소는「스트립·쇼」가 있는「나이트·클럽」「라·리코르네」하룻밤 1백20「달러」면 목적을 이루곤 한다.
「아르헨티나」에선 후기인상파화가의 그림이나 보석이 애용된다.
진짜 큰 뇌물로는「우루과이」의「푼타·델·에스테」해변에 건설중인 장원을 들수 있다. 한「이탈리아」건설회사가「우루과이」정부관리에게 줄 선물이다.
「아시아·스타일은 좀 다르다.
「말레이지아」에선 도박이 이용된다. 정부 고관과 큰 돈을 걸고「골프」를 치자고 해놓고 아무데나 공을 쳐버리고나서 돈을 건네주는 방법이다.
「인도네시아」에선 70년대만해도 대통령부인을『10%부인』으로 부를 정도였다. 최근엔 연봉9천「달러」도 못되는 관리가 3천5백만「달러」의 은행거래를 하고 있는 것이 밝혀져 세인을 놀라게 했다.
가뇌가 불법이고 명예롭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미국에선 해외거래에서 관례처럼돼 있는「뇌물」을 무시하다가 손해만 볼 수는 없다는 논의가 일고 있다.
그때문에「프랑스」도 일본도「이탈리아」도 뇌물규제법을 두지않고 있다. 서독과「스위스」는 유명무실의 법을 갖고 있다.
미국에선 아직까지「해외부패방지법」이 지켜지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의 실정은 어떤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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