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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은 알콜이 질색이다|술…얼마나 어떻게 마셔야 적당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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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술은 기분이 울적할 때나 정신적인 충격, 「스트레스」 등을 받았을 때 마시면 이를 풀어주는 좋은 음식물이 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술의 좋은 면만을 본 것이고, 술의 또 다른 기능은 이것을 많이 마셨을 때 간장을 해치고 위·장까지 황폐하게 하는 등 해로운 작용을 하고 있다.
특히 우리 몸의 간장은 「알콜」을 대적으로 취급하도록 만들어져 있어 더욱 문제가 된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술 몇잔을 기울이는 것은 좋지만 1년 내내 독주와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은 하나뿐인 간의 보호를 위해 좀 더 신경을 써야한다.
우리가 술을 마시게 되면 그 속에 있는 「에틸·알콜」은 위벽이나 십이지장·소장 등을 통해 흡수되고 일단 흡수된 「알콜」은 이단자의 침입으로 받아들여져 분해 공장인 간장으로 보내진다.
「알콜」의 대사 (산화) 기능은 간장만이 갖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받아들인 간은 효소를 사용, 열심히 분해 처리 작업을 한다.
우리 몸은 구조상 「알콜」 분해를 우선하게 되어 있어 「알콜」이 몸 속에 남아 있는 동안간은 다른 해독·배실·대사 작용을 제쳐두고 이 일에만 전념하게 된다. 그 때문에 많은 양의 「알콜」을 계속 마시게 되면 간은 지방을 연소시키는 일에 손을 쓸 수가 없게 되고 그 결과로 간에 지방이 쌓이게 된다.
간에 지방이 축적되면 간 속의 혈액 순환이 장애를 받아 「알콜」을 분해하는데 필요한 산소의 부족 현상을 일으키고 자연히 간세포의 기능이 떨어진다. 거기다가 「알콜」이 분해되는데서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이 강한 물질이 간세포의 기능 억제를 촉진시켜 간의 단백질 합성 능력을 저하시킨다.
이러한 간 기능 저하로 생기는 병에는 지방간·「알콜」성 간염·「알콜」성 간경화 등 3가지가 있다.
지방간은 간세포 속에 많은 양의 중성 지방 알맹이가 축척 되어 간이 커지는 (붓는) 상태로 「알콜」 섭취가 지나칠 때 가장 먼저 생기는 병이다.
실제로 「위스키」(싱글) 10잔, 또는 소주 2홉 반, 맥주 5∼6병이나 청주 5∼6홉을 매일 계속해서 마시면 1주일이 지나면서부터 지방간의 증상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거나 아주 가벼운 복부 증상 (팽만감·전신 권태감·우상 복부가 묵직한 것 같은)만을 느끼는 것이 보통이다.
지방간은 금주를 하게 되면 대개 2∼4주만에 원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알콜」성 간염은 지방간에 비해 상당히 중증이다. 이 질병은 「위스키」 16∼20잔, 소주3∼4홉, 맥주 7∼10병, 청주 7홉∼1되 정도를 자주 마시는 소위 호주가 타입에 생기기 쉽다. 증상은 식욕 부진·구토·발열·복통·설사 등이며 때로는 황달·복수 현상을 볼 수 있다.
일단 「알콜」성 간염으로 확인되면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경우에 따라 금주에서 오는 탈수 증상을 나타내며 이것을 방치하면 신부전으로까지 발전한다.
「알콜」성 간경변증은 장기간 대량의 「알콜」을 마신 결과로 나타난다.
일종의 「알콜」 중독자로 1년 「위스키」 12잔, 소주 2홉 반, 맥주 6병, 청주 6홉 이상을 10년 이상 계속해 마시게 되면 간경변증 발생률이 급격히 늘어난다.
간경변은 간세포가 파괴되었다가 결절 형태로 재생되기 때문에 간이 딱딱하게 만져지며 병이 진행되면 구토·황달·복수·혼수 등에 이르게 된다.
술을 어느 정도 마셔야 좋을까는 사람의 체질, 건강 상태, 술을 마실 때의 심리 상태 등이 각기 다른 만큼 한마디로 얘기하기 어렵다.
다만 마시는 양과 회수, 술의 종류로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간이 1시간에 분해할 수 있은 「알콜」의 양은 7∼8g으로 술로 따지면 「위스키」 1잔 이내, 소주 3분의 2잔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술을 마시는 사람이 이런 속도로만 마실 수는 없으므로 하루에 「위스키」 4잔, 소주 1홉, 맥주 2병. 청주 2홉 이내로 총량을 규제하는 것이 현실성이 있다. 그래야만 간이 「알콜」을 분해하고도 나머지 다른 작용을 할 수 있게 된다.
비록 이만한 양의 술이라도 매일 마시게 되면 간장이 견딜 수 없다. 따라서 1주일에 최소 2일간은 쉬어야 간과 위·장 등이 회복할 수 있는 시간 여유을 주게 되며 주량이 많은 사람은 중간 중간 3일 정도의 무주일을 설정해야한다.
술의 종류는 독주보다 「알콜」 성분이 약한 쪽이 부담이 적으며 불순물이 많은 술이 더욱 해롭다는 결과도 나와있다.
술을 마실 때 안주로 지방분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지방간을 촉진시킨다는 것이 밝혀져 있어 술꾼들은 동물성 지방의 섭취를 피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단백질은 많이 섭취하면 간의 「알콜」 처리 능력을 도와주고 반대로 단백질이 부족하면 간세포의 장애가 더욱 심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술을 마실 때 두부 등 단백질 식품을 풍부하게 섭취하는 것도 간질환을 어느 정도 막아주는데 도움이 된다.
안주로는 신선한 생선·야채·해조류를 섭취, 단백질과 비타민 공급, 「알콜」의 산도를 「알칼리」로 중화시키는 것이 좋다. <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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