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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여의도 면적 3배 초원 어찌 40년 숨어 있었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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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하늘목장이 40년 만에 개방한다. 여의도 3배 면적의 목장이 하늘과 맞닿아 펼쳐져 있다. 사진은 대관령 하늘목장 2단지 초원 위에서 말 타기 체험을 하는 모습.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비경이 숨어있다. 세상 모든 것이 실시간으로 까발려지는 첨단 디지털시대라는 오늘에도 사람의 발길이 채 닿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 남아있다. 믿기 어렵겠지만 믿어야 한다. 손바닥만 한 땅도 아니고 약 10㎢(300만 평), 그러니까 여의도 면적의 3배가 넘는 어마어마한 초원이 40년 세월 내내 꼭꼭 숨어 있었다.

어쩌면 우리가 한두 번 눈에 담았던 풍경인지 모른다. 대관령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선자령까지 걷다 무심코 눈길이 닿았던 그 초원이고, 대관령 삼양목장에 올라 “경치 좋다!”며 탄성을 질렀던 구릉과 능선이어서다. 하나 여태 우리는, 하늘과 맞닿은 그 초원과 구릉과 마루금이 정확히 무엇인지 몰랐다. 그 풍경이 다음달 1일 40년 만에 문을 여는 ‘대관령 하늘목장’이란 사실을, 목장이 스스로 정체를 밝히겠다고 나선 뒤에야 알았다.

40년 만의 개방을 앞둔 대관령 하늘목장을 week&이 먼저 들어갔다 왔다. 해발 1000m 위에 한도 끝도 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에도 배 곯던 시절의 고달픈 사연이 얹혀있다는 걸 배우고 왔다. 그러고 보니 이번 주

week&에는 옛 대통령의 이름이 여러 번 등장한다. 국민의 먹거리를 고민하던 정치에 세월이 얹히니 천하의 절경이 빚어졌다. 그래, 우리가 먹고 사는 꼴이 남에겐 풍경이 되고, 남이 먹고 사는 꼴을 보러 가는 길이 우리의 여행이다.

세상이 모르는 풍경을 먼저 경험하는 건, 비록 그것이 여행기자의 업이라 해도 늘 벅차고 가슴 뛰는 일이다. 실로 오랜만에 가슴 뛰는 풍경 안에 들어갔다 왔다.

글=손민호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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