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러시아人 선박 37척 가진 巨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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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7일 발생한 러시아인 피격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지방경찰청은 이 사건이 러시아 마피아들 간의 이권다툼에 따른 보복 살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총격으로 숨진 나우모프 바실리(54)는 러시아 사할린에 37척의 대형선박을 가지고 있는 수산물 수출업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나우모프는 수출.선박수리 사업권을 놓고 사할린을 무대로 활동하는 러시아 마피아와 갈등을 빚어오던 중 중간 보스를 살해하고 일본에 피신했다가 우리나라에 건너왔다는 것이다.

부산경찰과 국정원 측은 나우모프가 입국한 뒤 러시아 마피아의 이상 행동이 있을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하고 관계자들을 추적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러시아에서는 수산물 수출입과 선박수리업이 대단한 이권사업이어서 마피아 사이에 다툼이 심한 실정"이라며 "이 과정에서 총격 살해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나우모프는 지난달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슬로베니아 국적의 위조여권으로 입국했으며, 중상을 입은 그보즈드 니콜라이 안드레이비치(39)는 그의 경호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사고 현장 아파트 주차장에서 범인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을 발견했다. 이 차량은 지난 9일 나프조두 콘스탄틴(26)이란 위조여권을 제시한 러시아 사람이 부산역 인근 렌터카 업체에서 빌린 사실을 확인하고 이 사람의 행적 등을 추적 중이다.

경찰은 사건현장에서 연행한 카르고 포르보 알렉세이와 총격을 받은 뒤 18일 오후 의식을 회복한 그보즈드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이들이 묵비권을 행사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부산 앞바다에 장기 정박 중인 러시아 선박들에 마피아 관련자가 있는지 탐문 조사중이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부산=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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