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혁신정당 통합은 가능한가 <김현일기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우리가 30여년간 옥고를 치르면서까지 주장하던 복지국 건설·정의사회구현을 현정권이 한다니까 만시지탄의 감이있지만 돕는거요. 민정당이 혁신계 원로인윤길중씨와 우리를 이해하는 송지영씨를 수뇌부에 모셔간것을 보더라도 헛말은 아닌듯해 찬동하는거요. 특히 제2의 월남화를 우려하기에 국방·안보에 협력할뿐 정치·경제·사회 어느분야건 잘못된 것은 가장 호되게 비판하고 나설겁니다.』
누가 어떤 비난과 욕을 하더라도 자신이 부족한 탓이라고 웃어 넘기던 고정훈 민사당당수는 「정부비호」란 말에는 분에차 이렇게 현실긍정의 변을 쏟아냈다.
『권좌에서 하향조정만 하면 「이란」의「샤」처럼 됩니다. 그러니 밑바닥 상황을 알려 정책순위의 조정이 있어야 합니다. 이 「상향」의 역할을 우리가 해야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혁신의 뿌리를 내려야죠.』
바로 이같은 현실관이 김철 사회당위원장과 합일을 저해하는것같다.
그러나 고당수는 『김위원장이 이점을 갖고 나를 비난한다면 입법의원「배지」나 떼고 말해야 할것』이라면서『외국에서 정각「엉뚱한」소리를 하는것은 누구냐』고 목청을 높였다. 「박쥐장난」이란 말까지 썼다.
고당수의 이런 표현만봐도 혁신계의 양대산맥을 이루는 고정훈-김철씨 사이의 높은 「감정의벽」을 엿볼수 있다.
고당수는 민사당 창당과정에서 사회당과 통합이 안되는 이유를 알수없다며 『만나자는 것조차 피한다』고 사회당쪽을 몰아세웠다.
「보르도」국제대학원장 「바르마」씨와 함께 사회당회를 방문했으나 김위원장이 자리를 피하는 바람에 그곳 당원들로부터 욕설을 듣는등 6차례나 교섭에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것이 고당수의 주장이다.
고당수는 지난해 12월22일 합당조건으로 제시했던 조건이 아직도 살아있다고 말한다. 즉 자신의 은퇴를 포함한 단일 또는 집단지도체제, 단일로 할경우 제3인물을 내세우는 것등을 말한다.
김위원장의 선택에 따르겠다는「전폭」양보의 뜻을 밝히고 이통합작업을송남헌·한왕균씨에게 위임했다고 말한다.
한순간 화를 내긴했지만 김위원장에 대한 감정은 없다고도한 고당수는 옛전우의 입장에서 친동생처럼 껴안고 얘기할 준비가 돼있다고 누차 강조.
그러면서 『정치는 불가능을 가능하게하고 가능한것을 실현시키는 것인데 합당은 반드시 되리라고 믿는다』고 낙관한다.
합당이 안된다면 어떻게하겠느냐는 질문에 『때를 기다리며 우선 총선에서 협력해 나가겠다』고 한다.
그는 『편협한 생각때문에 혁신의 대동단결이라는 국민의 여망이 깨질수는 없다』며「대화의장」을 거듭 호소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