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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정화 로마 글·그림 정운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로마」는 거리 전부가 유적박물관이다. 「포로·로마」처럼 구역정리 된 곳에 소복이 남아있는 유적이 있는가 하면 세월이 흐르면서 여러모로 변모한 것도 있고 후세에 지은 건물에 의해 그늘 속에 가려진 것도 있다고 고대「로마」인은 토목 건축의 천재들, 그들은 신전·사원·묘·성·기념비 등 모든 것을 돌을 떡 주무르듯 해서 만들어 놓았다. 변하지 않는 돌에다 그들의 염원을 영원히 남겨 놓으려는 듯….
고대인의 염원에 넋을 잃고 가다가 여행객들은 현대「로마」여인들의 애잔한 염원과 마주치게된다.
신전모퉁이 묘 입구 등에 낮과 밤, 봄여름 가을 겨울 가릴 것 없이 숯불을 피워놓고 하룻밤의 사랑을 팔기 위해 부지깽이로 물을 다독거리며 남자를 기다리는 이른바「모닥불 아가씨」들-.
「바티칸」의 입김이 세어 혼외정사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독신자가 주로 단골이고 여행객도 간혹 그들의 고객이 된단다.
「로마」시 당국이 그들을 단속하지 못하는 이유는 두 가지-.
그 모닥불은 이미 2천년 전부터 거리에 나타났기 때문에 역사적 배경이 든든한데다『마지막 생계수단은 어떤 힘도 그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고대「로마」법 정신의 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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