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통령 미「프레스·클럽」연설 전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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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자리에 모이신 저명한 언론인 여러분.
오늘 여러분의 초청으로 이 자리에서 한국이 처한 중요한 과제와 그 전망에 대해 여러분과 의견을 나누게 된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우리의 첫째 과제는 한반도에 평화를 유지하고 전쟁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평화유지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전인류의 소망입니다.
그러나 같은 민족끼리 비극적인 저쟁을 겪은 우리한민족에게는 평화유지는 절대적이며 무조건적인 지상과제입니다. 우리는 항상 북한의 무력침략위협속에 살고 있읍니다.
지난 10여년동안만해도 북한은 군사력을 적극적으로 강화시켰으며 남침땅굴을 파고 무장간첩들을 다수 남파시켜왔읍니다.
북한은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통제적이며 이념적으로 호전적인 공산주의 정권입니다.「윈스턴·처칠」경은 소련을 가리켜『수수께끼 속의 수수께끼』라고 표현한 일이 있읍니다만 본인은 이것이 바로 오늘날 북한의 실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북한정권은 예측이 불가능하며 비타협적이며 위험한 정권입니다. 이러한 상황아래서 우리국민은 그무엇보다도 평화와 안보를 바라고있읍니다.
본인 자신도 이러한 민족적 염원이 얼마나 강렬한가를 잘 인식하고 있읍니다.
본인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신명을바쳐왔으며 앞으로도 이일을 위해 전력을 다할것을 다짐하는 바입니다.
한반도의 평화유지를 위해서는 북한의 침략을 억제할수 있는 충분한 군사력확보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방위노력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힘입은바 많습니다. 우리 한국국민은 북한침략을 억제하기 위해 우리와 공동노력을 해온 미국국민과 정부에대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레이건」대통령의 영도하의 미국신행정부는「아시아」에 있어서의 미국의 계속적인 안보역할을 재확인했으며 특히 본인에게 한국의 안보유지에 관해 미국의 확고한 공약을 다짐했읍니다.
본인은 우리의 평화유지 노력을 위하여 미국이 다짐한 지원에 대해 감사를 드립니다. 한편 본인은 우리나라를 방위하기위한 임무는 우리에게 있으며 우리가 할수있는 최대의 노력을 다할 것을 분명히 밝혀두는 바입니다.
이미 여러분이 아시는바와같이 우리국민은 우리국민 총생산고의 6%이며 우리나라 총예산의 37%를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읍니다.
평화를 유지하기위해서는 강한군사력이 필요하지만 군사력만으로는 불충분합니다.
남북한간의 이해와 신뢰의 분위기를 조성하는일이 평화를위해 또한 필요합니다.
이를위해 본인은 금년1월12일 북한의 김일성주석이 서울에 오도록 초청했읍니다.
오늘 본인은 다시한번 이초청을 재확인하는 바입니다.
본인은 쌍방당국최고책임자의 상호방문은 한반도의 평화유지를위해 크게 기여할것이라고 믿고있읍니다.
우리의 그 다음과제는 지속적인 경제발전입니다. 경제발전은 중요할뿐아니라 이시점에서 우리에게 대단히 시급한 문제입니다.
우리의 경제발전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방지하고 우리국민의 단합을 촉진하는 전제조건입니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은 우리 군대의 전력을 강화해 줄것이며 우리국민의 생활을 향상시켜줄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경제적으로 번영하고 충분한 국방력을 유지하면 북한은 결국 전쟁의 망상을 포기하게될 것입니다.
많은 어려움속에서도 우리는 지난 20여년간 괄목할만한 발전과 성장을 해왔읍니다.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받은 도움을 유용하게 활용하여 우리를 빈곤으로부터 해방시켰으며 우리경제는 세계개발도상국가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례가 되었읍니다. 우리는 미국의 경제적 지원에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읍니다.
본인은 우리의 우방, 그리고 발전의 동반자들과 긴밀한 협조를 통하여 우리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을위해 최대의 노력을 할것을 다짐하는 바입니다.
우리는 천연자원이 대단히 부족한 나라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번영을 추구하기 위해서 인력자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읍니다. 한편 우리는 세계여러나라와 활발하게 무역을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이와관련하여 때로는 우방으로부터 우리가 상대방을 희생시켜 가며 수출을 하고있다는 오해를 받는 일도 있읍니다.
그러나 이같은 오해는 사시로가 거리가 멉니다. 사실 우리는 항상 수출보다는 수입을 많이해 왔읍니다. 지난 몇년동안만해도 우리는 수입을 더욱 자유화했읍니다. 그 결과로 지난몇년간 미국과의 교역에 있어서 우리는 수출보다 수입을 더많이 했읍니다. 본인은 이기회에 우리의 교역상대국 특히 미국은 한국과의 무역이 상호혜택을 더해준다는 점을 이해해주기 바라는 바입니다. 또한 우리와의 교역은 한국에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크게 기여한다는 점도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당면한 세번째 문제는 정치와 사회의 안정을 유지하는 일입니다. 여러분들도 어느사회이든 안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두 동의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한햇동안에 있었던 불행한 경험을 통해 그 중요성을 더욱 절실히 실감하고 있읍니다. 북한공산주의자들은 최근 우리사회의 불안정을 이용하려고 노력했읍니다. 더구나 사회불안은 경제에도 큰 타격을 주었읍니다. 지난 한햇동안에 있었던 사회적 혼란으로 우리경제는 발전의 활력을 잃었을뿐 아니라 위축마저 가져왔읍니다.
본인은 정치와 사회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그 어떤 특별한 모방이 없다는 것을 잘알고 있으비다.
그러나 국내질서와 안정이 위험에 처했을때, 국가의 기틀을 다시 잡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것은 필요합니다.
또한 진정한 안정은 국민대다수가 그 정부의 정통성을 받아들이고 정부의 결정을 지지할때 비로소 이룩된다는 것을 잘 알고있읍니다.
우리의 민주적제도는 아직 취약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합의를 구하기도 힘듭니다. 그러나 본인은 한국의 정치발전에 대해 낙관하고 있읍니다. 왜냐하면 한국국민들은 민주주의를 바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민주적정치제도를 추구해온 우리는 때로는 모순을 노정하기도 했읍니다. 우리는 자유와 책임, 개인주의와 질서, 변화와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는데있어 균형을 잃은적도 있었읍니다. 그 결과는 갈등과 긴장이었읍니다. 그러나 최근의 정치적 경험을 통해 극단적인 행동은 지극히 파괴적인것이라는 점을 배웠읍니다.
이제 한국국민들은 정치적으로 보다 현명해졌으며 또한 성숙해졌읍니다.
정치발전은 균형과 질서의테두리안에서 추구되어야할것입니다. 그리고 본인은 이러한 발전을 추구하는것이 우리의 국민적 합의라고 믿고있읍니다.
본인이 여러번 지적했다시피 70년대의 한국정치의 갈등은 한사람이 너무 오랫동안 권력을 잡아왔기때문이었읍니다. 장기집권을위해 헌법도 여러번 바뀌었읍니다.
한국국민들에게 있어서 민주주의란무엇보다도 평화적 정권교체를 의미합니다. 이원칙이 확립되고 지켜지면 다른 쟁점들은 헌정질서내에서 창의적이고 생산적으로 해결될수있읍니다.
본인은 이러한 헌정질서를 수립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것입니다.
우리는 보다 많은 자유와 보다 나은 정치및 사회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정치질서를 창조하기우해 노력하고있읍니다.
그렇게되면 우리는 더 민주적이고 안정된 국내정치를 유지할수 있을것입니다.
이상 지적한 한국국민의 목표, 즉 국가안보·경제발전, 그리고 정치발전은 서로 긴밀한 연관성을 맺고있으며 우리는 이를 동시에, 그리고 또한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과제에 대처하여 이를 해결할 준비가 되어있읍니다.
우리의 우방과 동맹국들이 이를 이해하고 지지해준다면 우리는 1980년대에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고 말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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