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에 이색「흑치마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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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마을 주민들이 모두 검은 이(치)를 지닌 채 생활하고 있는 이색마을이었어 화제. 경북 청도군 금천면 사전2동『흑치(흑치)마을』로 불리고 있는 30여 가구 2백여 주민들은 정확한 병인(병인)도 없이 어렸을 적부터 치아가 검게 변색된 채 그대로 생활하고있다.
주민들의 치아상태는 치아의 아랫부분이 검은색으로 변색됐거나 치아가 검은 반점으로 얼룩져 있는 등 치약으로 아무리 닦아도 좀 체로 제거되지 않는다는 것.
주민 정연우씨 (63)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이웃 사전1동 주민들의 치아가 정상인데다가 지난해여름 이 마을에 간이상수도가 가설 된 후부터 어린이들의 치아가 좋아진 점등을 미루어 이 같은 원인은 이 마을의 유일한 식수원인 우물 때문인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정씨는 『해가 갈수록 더 검어지지만 요즘은 좀 덜한 것 같다』면서『이빨만 보면 사전동 사람인걸 금방 알 수 있을 만큼 특이 한 게 사실』이라고 했다.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변에 있는 문제의 우물은 자연석으로 뒷면을 쌓아올린 웅덩이에 지하수가 스며들어 자연적으로 형성 된 우물처럼 보인다.
반경60㎝, 깊이1m의 이우물은 묘한데가 있다. 겨울에도 김이 날만큼 따뜻하고 수량도 풍부하다.
물맛은 약간 쇠맛을 느낄정도이며 논두렁으로 흘러드는 물의색깥은 붉은빛을 띠어 철분합유량이 많은 것같다.
정씨는『6·25때 피난민이 그렇게 퍼내도 물이마른적이 없다』며『길밑에 묻은 토관을 통해 흘러나온 물은 세탁용으로 쓰고있으나 겨울철에도 손이 시린줄 모른다』 고 말했다.
주민들이 치아때문에 겪은 「에피소드」 도 많다. 혼기에 이론 처녀들이 거울앞에서 긴한숨을 쉬는가하면, 시집간 아낙네는 『치아가 왜 그렇냐』는 질문공세에 시달리기도한다.
추흥준씨 (40) 는 『학교다닐매 이빨을 닥저않는다』고 담임선생한테 자주 꾸지람을 들어『이빨을 쇠즐로 깎았더니 안쪽도 역시마찬가지였다』며 웃었다.
반상치는 1931년 강원도같산 온천부근에서 발견된 이래 여러곳에서 발견되ㅘ었으나 사전동의 켱우는 보다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과전문의들은 이같은 현상은 일종의 치아불소 중독증으로 불소함량이 높은음료수를 마시면 생기는 반상치이며 이지역주민들의 경우 색깔로 보아 중증으로 추정되는데 치아가 부스러지는 일이 있을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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