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면보고 「키」눌러 서류 작성, 해외지사장간 회의까지

직장의 사무처리도「컴퓨터」의 대량 보급으로 커다란 변화를 겪게되는 사회생활 분야 중의 하나다.『그런데, 뭐라고-, 응, 3백개를 22일까지 내려보내라고, 아니 3백개가 아니고 4백개, 넉사자 사백개- 그래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 재고가 그만큼 있는지 장부 좀 찾아 보구』
담배연기가 가득한 사무실. 지방 대리점의 전화를 받은 K군은 수화기를 내려놓은 채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 속에서 재고조사표를 찾느라고 정신이 없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옛날(볼과 10년 전일이지만) 의 일이고「오퍼스·컴퓨터」가 보편화된 90년 초에서 본다면「호랑이 담배 먹을 때의 얘기」가 된다.
그때 쯤이면 깨끗한 사무실에 앉아 책상 위의「디스플레이어」(화면)를 보면서「키」를 몇번 두드리는 것으로 이런 일은 끝난다.
사무실 한쪽에는 주「컴퓨터」가 설치되어 있고 여기서 나온 단말장치(터미널)가 사원 각자의 책상까지 연결되어 모든 사무가「컴퓨터」화 된다. 책상 위에 쌓아 놓은 자료를 이리 뒤지고 저리 뒤질 필요가 없다.
서류의 작성도「키」를 눌러 각성하는데 화면을 보아가면서 마음대로 첨삭을 할 수 있다. 많은 부수가 필요한 서류는 자동 복사기로 보내 순식간에 수천부를 인쇄해 낼 수 있다.
그러니까 사무실에서 하루종일 일을 보아도 종이를 만진다거나 「펜」을 사용하는 일은 극히 드물게 된다.
사무실의「컴퓨더」화는「컴퓨터」의 기억용량이 늘어나는데 따라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80년도의 사무용「오피스·컴퓨터」는 10년 전의 대형「컴퓨터」와 맞먹는 능력을 가져「프러피·디스크」(「레코드」에서「도너츠」판 같은 크기로 두께는 얇다) 1장에 신문 1천 「페이지」를 거뜬히 수록할 수 있고, 1백만분의 1초에 덧셈·뺄셈을 해낸다.
그 때문에 하루에 높이로 따져 1백m가 넘는 서류와 전표가 쏟아져 나오는 대형 은행의 본점도「디스크」10여장으로 압축시킬 수 있게 됐다.
「오퍼스·컴퓨터」의 재미를 보고 있는 기업은「뉴욕」에 자리잡고 있는「시티·뱅크」
「시티·뱅크」는 78년「뉴욕」「워싱턴」가에 60층 짜리 태양열「빌딩」을 신축하면서 1사원 1「컴퓨터」를 실현했다. 이「컴퓨터」들은 은행의 주「컴퓨터」와 연결된 단말장치로 각기「마이크로 컴퓨터」를 내장하고 있어 손쉽게 각종 자료를 불러내어 일을 처리할 수 있게했다.
그 덕으로「시티·뱅크」는 금융시장의 본바닥인「월」가 주변에 밀집한 지점원수 1만명을 4천명으로 줄일 수 있게 됐고 남은 6천명을 다른 부서로 배치했다.
「시카고」에 있는「존·행코크」생명보험 회사는 1백여명의 사무원에게 언어처리용「컴퓨터」단말장치를 설치해 준 것만으로 50%이상의 생산성을 높였다.
일본의「미쓰이」(삼정)물산도 사무의「컴퓨터」화를 추진 중에 있다. 현재의 계획으로는 82년까지 5백 개의 단말장치를 중요 부서에 설치하며 82년까지는 이를 2천대로 늘린다는 것.
최종적으로는 모든 사무를 완전 자동화하는「시스팀」의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무의「컴퓨터」화는 사무실내의 업무처리 뿐 아니라 지점망이나 해외 지사와의 연락에도 변혁을 가져오게 된다.
본사 회의실에 마련된 화면에 세계 각국에 나가 있는 지사장을 불러 회의를 진행할 수도 있다.
본사는 물론「파리」「런던」「카라카스」등 지사장 각자의 책상 화면에는 본사의 회장을 비롯, 회의 참가자 전원의 모습이 비친다.
본사의 회장은 이제부터 85년도 판매점포 회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하고는 전체적인 회사의 방침을 설명한다.
설명이 끝나면 중간지역 지사장에게 중간시장의 여건과 판매계획을 얘기하도록 지시한다. 이렇게 해서 자유스러운 토론을 거친 다음 판매방향과 생산 계획을 세우게 된다.
「로스앤젤레스」에 본사가 있는 대형 양곡 거래회사「어틀랜틱·리치필드」사는 이미 이런 시설설치에 착수했다.
위성중계와 벽면크기의 영사막을 이용. 사원들이 본사에 앉아 쌀 산지의 작황을「체크」하거나 전국 지점망과의 회의를 할 수 있는 완벽한 원격 회의망을 설계중인데. 실용화는 82년을 목표로 잡고 있다.
2천만「달러」가 드는 이 시설이 완성되면 본사의 중역들은 출장을 가지 않고도 여러 지점망과 주도 회의를 열수 있게 되며 사원들을 포함, 1년간 5천만∼6천만「달러」의 출장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민 과학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