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학과별로도 복수지원 허용"|대입원서 접수창구 튼 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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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서울대와 고대 등 일부 대학들이 우수학생을 모집한다는 명분으로 한 대학안에서도 계열·학과별로 무제한 복수지원을 허용, 다른 대학간에만 복수지원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있던 수험생들은 원서접수 마감 3일을 앞둔(서울대의 경우) 15일 현재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알고 대학 및 학과선택에 일대 혼란을 빚고 있다. 더구나 서울대 측은 14일부터 원서접수를 시작하면서도 지금까지 이같은 사실을 공식적으로 홍보하지 않고 원서를 내러온 수험생들에게 개별적으로 알려 일부 수험생들은 또 다시 원서를 구입하는 등 당황하고 있다.
15일 상오11시쯤 서울대 공대에 원서를 접수한 한필원군(20·충남고 출신)의 경우 예비고사 3백3점을 받아 합격선에는 무난할 것으로 보았으나 원서접수 창구직원으로부터『계열별·학과간에도 얼마든지 복수지원이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허수(허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보다 안전한 길을 택하기 위해 접수를 마치면서 다시 원서를 교부 받아 자연계에도 접수키로 하고 황급히 출신 고교로 달려갔다.
또 사회과학계에 지원한 조상우군(18·M고 출신) 은『예시성적 2백97점을 받아 이대로는 안심이 안돼 고대 법대를 지원하려 했으나 뒤늦게 서울대 내에서도 복수지원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서울대 인문대에도 접수할 예정』이라며 원서교부 창구로 줄달음질 쳤다.
서울대는 계열·학과만 다르면 복수지원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시요강에 기재하지 않아 대부분의 학생들은 계열·학과별 복수지원이 가능한 것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학교측은 이에 대해 당초 복수지원 허용 방침을 정해놓고도 수험생들이 너무 많이 복수 지원할 때 빚어질 혼란을 우려, 수험생들에게 공시발표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허수 경쟁률이 더욱 높아져 수험생들의 최종적인 학과 및 계열 선택은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문교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이번 조치는 당초 수험생들의 편의를 위해 각기 다른 대학간의 복수지망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었다』고 밝히고『각 대학이 자체적으로 한 대학안에서도 계열 또는 학과가 다를 때 무제한 복수지망을 허용한다고 해서 이를 규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의 일반계열 원서 접수 상황은 15일 정오현재 모집정원 6천98명에 3백49명이 원서를 내 치열한 눈치작전을 드러내고 있다.<허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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