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통령의 대북제의를 전망하는 이범석 통일원장관|"긴면목으로 평양반응 지켜보겠다."|수락하면 먼저 실무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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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전두환대통령이 김일성을 서울로 초청한 역사적인 「1·12」제의가 나오도록 취임 4개월동안 뒷바라지를 해온 이범석통일원장관은 제의가 나온뒤에도 후속조치를 마련하느라 틈도없이 바쁘다.
엄첨난 발포가 있자 마침 방한중인 북한-영국의원 친선협의회 회장「월리엄·월슨」하원의원도 13일아침 이장관을 집무실로 찾아와 이번 제의의 배경등을 묻는등 관심을 표시.
이장관은 후속조치를 검토하느라 간부회의를 주재하던중에 잠깐 틈 내어 「인터뷰」에 응했다.
- 이번 제의에 대한 북괴측의 반응은 어떻게 나올까요.
▲전망은예측할수 없죠. 그러나 나는 전대통령의 제의가 남북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제안이라든가 또는 정치적제안의 범주를 넘어섰다고 봅니다. 이 제안은 조국의 분단역사에서 누가 조국의 통일을 위해 성실하게 민족양심에 입각해 노력했는가의 역사적 기록이 될것입니다.
이같은 분단조국사에서 획기적인 역사적 제의를 김일성이 거절한다면 후에 역사를 기술할 역사가들한테 규탄을 받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민족양심에 입각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수 있읍니다.
- 구체적인 반응이 어떨 것인가에 대해서 검토가 있었읍니까.
▲북쪽의 반응이 몇가지로 나올수 있지만 이 제안은 한번 반응을 보임으로써 소멸되는 것이 아니고 영원히 남을 제안입니다. 따라서 긴 안목으로 북쪽의 반응을 지켜봐야겠읍니다.
- 반응에 대비한 우리측의 후속조치도 이미 준비가 되어있겠지요.
▲양쪽의 최고책임자 상호방문이 실현될 때, 안될때등 여러가지 가능성에 대비한 문제를 검토하고 있읍니다.
북쪽의 반응이 있은 뒤에야 우리측의 구체적인 대응책도 설수 있겠지요.
- 이번 제안이 과거의 제안과 다른점이 있다면….
▲과거에 우리가 협의, 해결이 가능한 쉬운 일부터 해결해 나가자고 제의한데 대해 북한측은 마치 우리가 통일을 지연시키려 하는 것처럼 「오해」를 했어요. 마치 군사나 정치문제는 우리가 해결하지 않으려는 것처럼 주장하곤 했읍니다.
그 「오해」를 풀어주는 방법으로 두 정상이 만나는 것보다 더 좋은방법이 있겠읍니까.
- 외국의 예를 보면 동·서독수상회담, 미-중공, 「이집트」 「이스라엘」간의 원수교류가 협상의 실마리를 제공해주었는데 우리 제안도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국가원수의 움직임은 어느개인의 거동과는 달리 국민의 감상도 다르고, 원수자신이 느끼는 감정도 특별할 것입니다. 실제 동·서독의 경우는「브란트」-「슈토프」회담에 이어 양측의 접촉이 각료 「레벨」로 낮아져 그 결실로 72년의 양독간 기본조약이 맺어졌읍니다. 「1·12」제의가 동·서독이 밟은 길처럼 양측사이의 긴장완화와 전쟁방지, 나아가서는 평화통일에 이르기까지 승화되기를 기대합니다.
실제 정상의 교류가 이뤄지면 단절된 대화의 계속과 함께「7·4」 공동성명에 따른 남북조절위의 재개와 각료회담, 그리고 총리회담까지도 내다볼수 있겠읍니다.
- 이번 제의가 우리 통일정책에서 어떤 변화를 의미하는것 같은데….
▲남·북한문제도 새시대와 새역사에 맞는 새출발이라는 의미를가지고 있다고 봐야겠읍니다.
- 최고책임자가 만나기 위해서는 절차가 필요한데 그 준비는 어떤 식으로 되어갈까요.
▲정상교류건에 방문절차등을 협의할 실무적인 접촉이나 회담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에 대비한 준비가 되어있읍니다. 남북대화사무가 통일원장관에게 제도적으로 속하게 됨에따라 앞으로 즉각적인 대책을 수립하는데도 용이하게 되었읍니다.<문창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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