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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진도물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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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진도물산(주) (대표 김영도·서울 구로구 가리봉동60의3)은 올해「밍크」·여우 등의 고급모피의류수출로 2천2백만「달러」를 벌었다.
해외시장의 극심한 불경기속에서도 지난해(8백만「달러」)보다 1백50%(연말기준)나 신장을 했다.
지난78년 말에 단행한 저가품(토끼모피의류)에서 고가품으로의 품목전환이 성공을 한 셈이다.

<한때는 싸구려 생산>
『하나에 1천「달러」에서 2천5백「달러」까지 나가는 고급상품이어서 수출국이 미국과「유럽」의 부자 몇 나라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6년간 부사장으로 있다 지난해 형 김영원씨의 뒤를 이어 회사경영을 맡은 김씨는 자신감에 가득차 있다.
진도가 고급모피의류생산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은 78년 말 비록 첫해인 지난해에 8백만 「달러」를 수출했고 금년엔 2천만「달러」이상을 수출하게됐으나 아직은 초기단계이고 고가품이기 때문에 품질관리에 가장 신경을 쓰고있단다.
진도는 73년 설립된 이후 토끼털의류를 생산, 1백%수출만 해왔다.
『6년 동안 토끼모피의류를 생산수출 해 오면서 처음엔 매년40∼80%의 높은 신장을 했지요. 그러나 중공·「홍콩」등이 싼 임금을 바탕으로 달려들어 수출시장에서의 경쟁이 어려워졌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살 수 있는 길은 그 동안의 축적된 기술로「밍크」나 여우 등의 고급모피의류를 생산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미국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사람답게 김씨는 국제시장과 우리의 실정에 맞는 업종전환을 신속하게 단행했다.
78년부터 토끼모피생산을 계열 모 기업인 국제보세로 넘기고 고급모피생산에 달려들었다.

<코트 한 벌 2천여 불>
경험이 없어 외국에서 3명의 기술자를 초빙했다. 설명을 듣고도 여자종업원들은「밍크」와 여우모피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선뜻 가위질을 못하고 외국기술자들이 하는 것을 멀거니 바라보기만 했다한다.
여우모피로 만든「재킷」과「코트」가 3백∼1천2백「달러」, 「밍크·재킷」과「코트」가 8백50「달러」에서 2천2백「달러」까지 하니 종업원들이 작업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것은 당연한 일.
40년간이나 이 분야에서 일해온 미국인「카플런」씨(62)등 외국인 3명은 지금도 선모와 봉제 등 중요공정에서 기술지도를 하고있다.
「폭스·재킷」이나「코트」는 여우모피 2∼4개를, 「밍크재킷」이나「코트」는 24∼38개의「밍크」모피를 잇대어 만든다.
또 털의 길이와 색깔 등이 같은 것을 골라 봉제를 해야 한다.
「아파트」에다 매월 1만「달러」나 되는 많은 돈을 이들 외국기술자에게 주고있는 것은 이들 상품이 그만큼 정교한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외국「바이어」들이 와보고는 크고 깨끗한 공장설비에 놀랍니다. 시작한지 2년밖에 안됐는데 어떻게 이런 훌륭한 상품을 만들 수 있느냐는 거지요.』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1년 뒤에 필요한 모피를 예측하여 구입하는 일. 12월부터 5월 사이「덴마크」「노르웨이」「핀란드」등 3개국에서 10여 차례 열리는 공매에서 모피를 사야한다.
소요량 예측이 빗나가 남거나 모자라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성가 문제. 진도의 모피의류는 수출국백화점에서 수출가격보다 3∼4배나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나「그리스」제품보다 20%정도 싸다.

<미제보다 20%값싸>
품질은 별 차이가 없는데도 제값을 못 받고 있다는 것.
김씨는 3개 지사(미·영·독)와 수출시장을 둘러본 이번 해외출장에서 시장개척 가능성을 더욱 확신했단다.
내년엔 종업원 4백30명의 손길이 더욱 바빠지게 됐다. 진도는 내년 수출목표를 올해보다 배 이상 늘린 6천만「달러」로 잡고 생산설비를 확충할 계획이다. <한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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