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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 미술관 소장 국보급 유물|200억원 상당 국가에 헌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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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10월13일 80세로 작고한 고미술품 수장가 동원 이홍근씨가 일생동안 모아온 동원 미술관 (서울 성북동 소재) 소장 문화재 2천8백99점이 22일 상오 문공부를 통해 국가에 헌납됐다. 이씨의 장남 이상룡씨 (51·농장 경영)는 이날 청와대로 전두환 대통령을 예방하고 동백이 수집해온 개인 소장 문화재의 헌납서를 제정했다.
골동계에서 약 2백억원 어치의 문화재로 평가되는 동원 미술관의 헌납 문화재는 겸재 정선, 단원 김홍도, 오원 장승업, 완당 김정희, 대원군 등의 서화류 1천3백9점과 국보 1백75호인 백자상감련당초문대접을 비롯, 청자순주자·청자철회진화련당초문주자 등 도자기류 1천4백67점, 불상을 비롯한 금속 공예품 1백23점등으로 지정 문화재급이 많다.
이씨의 유족 측은 또 이번 동원 미술관 소장 문화재의 국가 헌납을 기념하여 동원의 은행주식 약 7만주를 한국고고학과 미술사 연구에 기여할 수 있는 기금으로 활용토록 기부했다.
74년 고 박병래씨가 이조시대 도자기 3백62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헌납한 이래 처음인 동원 미술관 소장 문화재 국가 헌납은 그들 문화재의 대부분이 비공개 유물로서 우리 나라 고미술품의 새로운 측면을 연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이에 따라 문화재 당국은 국립중앙박물관에 동원 기념 특별실을 상설 (1백1평), 순차적으로 전부를 교체 전시 할 예정이며 내년 4월초∼5월말 사이에 헌납 문화재 특별 전시회도 열고 특별 전시도록도 발간할 계획이다.

<고 이홍근씨>
1900년 서울에서 태어난 동원 이홍근씨는 개성에서 상업학교를 나온 뒤 줄곧 사업에만 전념해왔다. 19년 동양물산 주식회사에 입사해 기업가로서의 수련을 쌓은 이래 개풍양조·동방해상보험 등의 중역을 거쳐 오늘의 동원산업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등 기업인으로 성공했다. 이씨는 자신이 번돈을 고미술품 수집에 투입했다. 67년 자신이 모은 작품들을 한데 모아 동원 미술관을 개설했다.
그동안 고미술계에는 이씨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의 숫자와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씨의 사망과 소장품 기증으로 그 전모가 밝혀지게 된 것이다. 이씨의 소장품은 「한국 미술 5천년전」에 일부 출품됐을 뿐이다.
이씨는 슬하에 6남 2녀를 두었는데 장남은 이북에 있으며 막내아들 상기씨는 이대원 홍익대 총장의 사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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