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외고 36명 美 유명大 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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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하버드대 3명 합격'.

서울의 특수목적고교인 대원외국어고가 17일 교문에 내다 건 현수막이다. 올해 졸업생 중 해외유학프로그램(SAP) 이수 학생 36명 전원이 하버드대를 비롯해 스탠퍼드대(4명), 컬럼비아대(3명) 등 미국 명문대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단골 메뉴이던 '서울대 몇명 합격'이란 문구는 이제 과거의 일이 됐다. 자립형 사립고인 강원도 횡성의 민족사관고도 영국의 옥스퍼드대, 미국의 스탠퍼드.코넬대 등에 해외유학반 17명 전원을 합격시켰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들 고교의 입학성적은 미국의 유명 사립고교 못지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원외고의 경우 미국의 대입 수능시험 격인 학력적성검사(SAT-Ⅰ)에서 1천6백점 만점을 받은 김지완(19)양과 이준행.홍경원(19)군이 하버드대에 합격했다. 특히 김지완양은 하버드대에서 연간 2만5천~3만달러의 장학금을 받는다.

프린스턴대에 합격한 이 학교 류영호(19)군은 "고교 2학년 때부터 프린스턴에서 사학 등 인문학을 공부하길 꿈꿔왔다"며 "고교 3년 동안 시립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해온 것이 합격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민족사관고의 경우엔 유학반 졸업생이 평균적으로 4~5개 대에 복수 합격해 이들 중 한 곳을 골라 가기로 했다. 코넬대 등 4개 대에 합격한 윤우람(20)씨는 버지니아대에서 장학금은 물론 상위 2% 이내의 학생들에게 적용하는 특별관리 프로그램인 엘리트 양성과정을 제의받기도 했다.

대원외고는 2000~2002년 48명, 민족사관고는 1999~2002년 42명을 각각 해외 유명대에 입학시켰다. 올해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조기 유학을 가지 않고도 외국 유명대에 입학할 수 있는 길이 확고해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남봉철(南鳳喆) 대원외고 교장은 "지난해부터 미국의 20여개 대학 관계자들이 학교에 직접 찾아와 인터뷰를 실시하는 등 미국 측에서 우수한 한국 학생을 유치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횡성=이찬호 기자,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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