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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성 피부염 환자가 늘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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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스트레스」·불안·강박감 등 이 위궤양·기관지천식·심장 및 혈관계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신경성에 의한 피부염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결혼적령기를 놓친 K양은 직장에서 집에만 가면 팔다리에 두드러기가 난다. 처음에는 식중독인줄 알았으나 이런 증세가 잦아지자 일종의 신경성임을 알게 됐다.
왜 시집을 안 가느냐, 사귀는 사람은 있느냐는 등 식구들의 압력·열등감·피로 등 이 겹쳐 자신도 모르게 팔과 다리에 빨갛게 반점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듣기에도 생소한 신경질 성 피부염 환자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카톨릭」의대 허원 교수(성모병원 피부과장)에 따르면 2∼3년 전만 해도 하루 l∼2명에 불과하던 환자가 올 들어 매일 10∼20여명이 병원을 찾는다는 것.
신경성 피부염은 다른 신경성질환과 마찬가지로 정서적 불안·분노·긴장·「스트레스」·열등감·강박감등과 같은 정신적 요소가 원인이 되어 두드러기·수포·습진 등 이 피부에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허 교수는『사회구조가 복잡해지는데 따라 정신적 압박으로 인한 신경성 피부염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고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경성 피부염의 주요 발생 자는 ▲입학시험을 앞둔 학생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는 중년부인 ▲수표의 부도나 계가 깨져 금전적으로 타격을 받은 사람 ▲집의 구입·이사·신축 등으로 신경을 쓰는 사람 ▲과도한 업무를 맡은 직장인 등이다.
특히 병원을 찾는 환자의 70%가 중년부인들로 나타나 이들이 자녀교육·남편·자신의 문제 등으로 심각한 긴장상태에 있음을 보여준다.
어린이 쪽은 발병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지만 부모가 자주 다룬다거나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불안정, 부모에 대한 반발감 등에 의해 신경성 피부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아직 신경성 피부염의 정확한 발병과정은 밝혀 있지 않으나 긴장으로 인해 피부에 이상이 오면 긁거나 자극을 주어 피부병으로 옮겨간다.
증세는 두드러기가 많고 반복적인 자극으로 피부가 두껍게 되는 태선 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태선 화된 병 변은 매우 가렵기 때문에 태선→긁기→태선의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되며 정신적 불안이나「스트레스」·긴장이 있을 때 무의식중에 이 부분을 긁게 된다.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자극을 쉽게 받을 수 있는 곳, 즉 손이 잘 갈 수 있는 후두부·얼굴·하지·팔꿈치 등 이며 몸통에는 거의 생기지 않는다. 특히 두드러기의 경우 일반적으로 식중독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어 주의를 요한다.
신경성 피부염의 경과는 장기간 계속되는 만성이 되기 쉽고 치료를 중지하면 빠른 시일에 재발한다.
치료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긁거나 비비거나 하는 외부적인 자극을 피하는 것.
특히 가려움을 참기 어려울 때는 항「히스타민」제를 쓰거나 뜨거운 물주머니·얼음주머니를 병 변에 대고「마사지」하는 것도 일시적으로 가려움을 감소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도 긴요한 것은 정신적 안정이다.
충분한 휴식·운동, 또는 여행은 치료에 큰 효과를 준다.
정신적 건강에 가장 민감한 것이 피부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 스스로 정신적 안정을 찾으려 노력하고 자기 나름의 긴장해소법을 개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장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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