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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대박 어렵다면 공모주펀드도 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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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공모주 투자 열기가 뜨겁다. 올해 상반기 상장된 공모주의 청약 경쟁률은 평균 779대1이다. 지난 5월 BGF리테일 청약 땐 무려 4조5789억원이 몰렸다. 2010년 삼성생명(4조8881억원) 청약 이후 최대 규모다. 앞으로 삼성SDS와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등 대형 비상장기업들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새 경제팀이 IPO기업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며 기업들의 상장을 독려하고 있다. 넘쳐나는 투자 호재에 무턱대고 합류해선 투자 수익을 내긴 어렵다. 공모주는 몸값이 오를수록 물량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공모주 투자 방법은 크게 공모주 청약·공모주 펀드·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 3 가지다. 투자에 앞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주의점을 챙겨봤다.

 우선 공모주 청약은 가장 직접적인 투자방법이지만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는 A(38)씨는 7월 말에 쿠쿠전자의 공모주 청약에 참여했다. 공모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결혼 자금으로 모은 8000만원을 청약 증거금으로 냈다. 이날 쿠쿠전자 청약 경쟁률은 175대 1을 기록했다. A씨에겐 단 8주가 배정됐다. 상장 첫날 쿠쿠전자는 공모가(10만4000원)보다 99% 급등했지만 그는 82만원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 요즘처럼 청약 경쟁률이 높을 땐 투자자 손에 쥘 수 있는 공모주는 몇 주 안된다. 현재 주관사들은 공모 물량의 60~80%를 기관투자자에게 먼저 배정하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 물량은 20% 정도에 불과하다.

청약에 앞서 알아둘 게 하나 더 있다. 공모주 투자가 반드시 성공하는 건 아니다. 실제로 ‘국민주’ 열풍을 일으킨 삼성생명은 상장 후 주가가 곤두박질치며 공모가(11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금까지 공모가를 밑도는 수준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자에 앞서 공모가가 적정 수준인지를 살펴봐야 한다”며 “적어도 주가수익비율(PER)이 동일업종의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 주가가 고평가 됐는지를 검토하라”고 조언했다.

 둘째가 공모주 펀드에 드는 것이다. 투자에 따르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공모주 비중이 크지 않은 게 흠이다. 기본적으로 채권 비중이 높은 혼합형 펀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청약에 비해 절차가 간편하고 증거금이 필요 없어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하다는 게 공모주 펀드의 장점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은행 예금금리(2.57%)보다 높은 수익률을 낸 펀드는 8개 뿐이다. 올해 상반기 공모가 대비 시초가 평균 수익률(50.2%)에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그 이유는 공모주 펀드의 특수한 구조 때문이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평소엔 채권으로 안정적으로 자산을 굴리다 공모주가 있을 때만 편입해 수익을 내는 방식”이라며 “전체 자산의 10% 미만을 공모주에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모주 펀드는 자산 배분차원에서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수단으로 접근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셋째는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다.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투자 매력도가 준다. 요즘 이 펀드는 공모주 투자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출시 5개월만에 1조원이 몰렸다. 인기 비결은 공모주 10%를 우선배정 받는 데 있다. 여기에 분리과세 혜택이 더해진다. 하이일드채권 펀드에 1년 이상 투자하면 5000만원까지 최장 3년간 분리과세 혜택(세율 15.4%)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는 BBB+이하 등급의 비우량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안정성을 따져봐야 한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BBB등급 회사채는 재무적인 측면에서 불안정하다”며 “투자기간을 짧게 가져가며 위험관리를 하라”고 조언했다.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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