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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제거서 쌍꺼풀 수술까지… 『남자 성형수술이 늘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여자들이 주로 찾던 성형외과에 남자손님들이 붐비고 있다. 성형외과의 남자고객이라면 언청이·육손이·곰보흉터 등 선천적 기형을 고치려는 환자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문신제거·코높이기·쌍꺼풀 등 미용목적의 성형수술환자가 부쩍 늘었다. 연령별로도 20대에서부터 초로(초로)의 50대에 이르기까지 고른 편으로 젊은층에서는 입사시험에 면접비중이 높아져 『인상을 좋게 보이기 위해서』라는 이유가 단연 으뜸.
40∼50대는 『젊게 보이려고』가 많으나 의사들 말에 의하면 『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른바 상운(상운)에 맞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더러는 다시 분 정치바람을 타 유권자에게 좋은 인상을 주려는 입후보 희망자도 있다는 것이다.

<수술상담>
지난 해까지만 해도 여자10명에 1명꼴로 뜸했던 남자 수술환자가 올들어 2명에 1명꼴로 늘었고 무리한 요구를 해 의사들이 퇴짜놓은 상담자까지 합치면 남녀 환자수는 엇비슷한 실정. 병원을 찾는 사람들의 연령도 고른 편으로 젊은층이 병원문을 두드리는 것은 대부분이 취직과 결혼 때문.
최근들어 취직이 어려워지고 많은 회사에서 면접때 관상을 본다는 소문이 널리 퍼지면서 성형수술을 받는 남자가 부쩍 늘어났다.
대학 졸업반인 이연호군(25·K대)은 입사시험때 면접에 대비, 관상을 본 결과 『눈 밑의 점이 나쁘다』는 점장이의 말에 따라 지난 15일 서울 종로3가 H성형외과에서 5만원을 주고 점빼기 수술을 했다.
장년층의 미용성형의 경우 비용은 집도의마다 차가 있어 70만∼3백만원의 비용이 들지만 5∼10일쯤 걸려 눈 아래위·이마·볼·목 등 주름살을 제거하면 10년쯤 젊어 보인다.

<성형주문>
미용성형의 경우 납작코 높이기가 으뜸이고 눈가의 주름살 없애기, 턱 늘리기, 대머리 모발 옮기기가 가장 많으나 더러는 광대뼈를 깎아 달라거나 장구머리를 둥굴게 해달라고까지 요구해 의사들을 곤혹케 한다는 것이다.
코를 높이는 수술주문이 가장 많은 이유는 약물주입이 아닌 「실래스틱」(의과용 「플래스틱」) 사용으로 부작용이 적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예부터 큰 코를 바라는 남성의 기호 때문이라는게 의사들의 말.
또 「5·17」후 불량배 소탕기간 동안엔 문신 제거 수술환자가 한꺼번에 몰려 서울 영등포동 4가 28의12 아세아의원 (원장 최영·52) 의 경우 하루 최고 10여명이 수술을 받기도 했다.

<부작용>
미용성형 수술은 부작용도 많을 뿐 아니라 일부 전문의가 아닌 성형외과에선 사용금지된 「파라핀」 「오가노겐」 등의 이물질을 사용, 심한 경우 수술부위가 썩기까지 해 마구잡이 수술에 따른 많은 위험성도 우려되고 있다.
전문의 한형일 박사 (서울 영등포동 4가52)는 『미용성형 환자의 경우 심리적으로 자아비하 등 정신이상 상태인 사람이 많다』며 『얼굴을 교정한다는 것은 힘도 들고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는 것을 감안해 되도록이면 타고난 얼굴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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