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복수지원 수험생들 혼란 가중 우려|접수직원 부정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문교부가 81학년도 대학입시 때부터 시행키로한 무제한 복수지원 허용조치는 지나친 가지원 (가지원)현상을 빚어 허수(허수)에 의한 경쟁률만 높이는 등 수험생들에게 지원편의 보다는 오히려 더 큰 혼란을 줄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접수창구직원들이 원서에 기재된 지원생들의 예시성적분포상황을 기록해 두었다가 특정수험생들에게 이를 알려주는 등 종래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접수창구의 부정행위」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문교부는 내년부터 대학입학인원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우수학생확보를 위해 종합대학들이 모두 입학전형시기를 전기로 택하자 최근대학선택의 폭이 좁아진 수험생들에게 편의를 준다는 이유로 여러 대학에 원서를 낸 뒤 합격가능성이 높은 대학에 최종 응시토록 했었다.
수험생지도교사나 입시학원관계자들은 이 조치에 따라 수험생 1인당 5∼6개 대학에 원서를 내게되면 실제경쟁률이 1대1∼2대1정도밖에 안 되는데도 허수경쟁률은 5,6대1까지 높아져 수험생들의 대학지원에 혼란을 줄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게다가 수험생들이 어느대학·어느학과를 선택해야할지 몰라 초조해하면 할수록 원서창구에서의 이른바「눈치작전」이 치열해 지고 이틈에 원서창구의 부정도 늘어날 소지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즉, 창구직원이 원서를 마감한 뒤 지원생들의 예시성적분프롤 특정수험생에게 알려줄 경우 그 수험생은 쉽게 자신의 합격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 대학선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전문가들은 복수지원은 허용하되 2∼3개 대학으로 한정, 가지원율 될수록 막고 예시점수는 지원서에 기재하지말고 원서접수가 끝난 뒤 면접시험 때 확인토록 해 창구의 부정을 막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또 무제한 복수지원제를 그대로 허용하려면 원서접수창구에서 매일 계열별·학과별 점수상황과 예시성적분포를 공개해 허수경쟁에서 오는 혼란을 막아야 하는 방법도 강구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에 대한 각계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이화여고 채음현교사=복수지원은 학생들에게 유리하나가 지원현상으로 혼란을 줄 우려가 있다. 수험생의 학부모들이 지망대학 지원생들의 예시점수를 알기 위해 일부원서접수창구직원을 끼고 부정을 저지를 소지가 많다. 사무절차가 복잡하더라도 면접 때 예시점수를 확인하는 방법이 좋다.
◇고려대 김권호 교무처장=원서접수 때의 부조리를 막기위해 대학 및 계열의 구분 없이 원서를 접수해야할 것이다.
◇국민대 김용전 교무처장=대학복수지원허용은 실제지원자를 알 수 없고 눈치작전을 가중시키므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원서에 예시점수를 기록케 한 것은 부정의 소지가 있으므로 보완조치를 강구중이다.
◇문교부 김득수 대학학부과장=복수지원을 허용해도대부분2∼3개 대학만 지원하게 될 것이고 무한정 많은 대학을 지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학교측의 편의를 위해 원서에 예시점수를 기입케 했는데 큰 문제는 없을 줄 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