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은 미신을 좋아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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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행동과학연 조사 10명중 4명이 굳게믿어
우리나라 가정 주부들은 미신을 좋아한다.
10명중 4명이 미신을 믿고 있다.
한국행동과학연구소(소장 정범모)가 최근 서울과농촌가정주부 1천2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인의 과학의식과 그 행동」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인네들의 미신적 행동은 20여종이며 사실처럼 믿고있는 미신적 사고형태는 모두 37종인 것으로 밝혀졌다.
비과학적 행동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소위 『손있는 날을 피한다』고 해서 이사날자를 잡는것(48.6%). 이사날자를 잡는것은 도시(44.4%)나 농촌(58.8%) 모두가 깊이 믿고있는 미신행위로 요즘처럼 과학이 발달된 시대에도 음력 초하루, 이틀은 「동」, 3, 4일은「남」, 5, 6일은 「서」, 7, 8일은 「북」에 손이 있고, 아흐레·열흘에는 손 없는날로 생각하고 있다.
정신 분석학자들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미신은 거의가 「터부」(금기)에 속하는 것으로「신성(신성)」의 의미와 「부정(부정)」「위험」「금지」 등의 의미가 함께 포함되어있다는 것.
그 예로 『베개를 세워놓으면 귀신나온다』(48.1%)는 것은 안정감이 없고 어린애들이 올라가다 쓰러져 다칠 염려가 있으니 바로 놓으라는 위험의 뜻.
아이 밴 여자에게 물갈퀴가 있는 동물을 음식으로 안주는 것은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는 믿음이다.
조사에서도 『오리고기를 먹으면 어린애 손이 오리발처럼 된다』고 믿는 사람이 36.8%나 되고 있는데, 이는 오리고기나 닭고기가 임산부에겐 소화가 잘 안되니 먹지 않는것이 좋다는 금기사항이다.
이밖에 『남자가 길 떠날매 여자가 앞을 가로 질러가면 재수없다』(31.2%) 『천생 배필은따로 있다』(65.4%) 『키큰 사람은 싱겁다』(60.7%) 『꿈에이를 빼면 사람이 죽는다』(30.5%) 『큰나무를 베는 사람은 일찍 죽는다』(23.1%) 는등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미신을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자는 우리국민의 과학에 대한 태도는 의식이나 인식에 머무르고 있고 실체로는 미신에 따른 행동이나 사고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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