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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독약 맥주'에 싸이 외면설까지…오비맥주 '휘청'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오비(OB)맥주가 '삼(三)면초가'에 빠졌다. '소독약 냄새 맥주' 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진위 여부를 가리기도 전에 소비자들의 마음이 떠나고 있다. "반사 이익을 챙기려는 특정세력의 음모"라는 오비맥주 측의 주장도 무색하게 매출도 떨어지고 있다. 2개월 앞서 싸이의 '행오버' 뮤직비디오에는 경쟁사인 하이트진로 제품만 나갔다. 연달아 '싸이 설움설'도 제기됐다. '소독약 냄새 맥주' 사건으로 시작해 오비맥주를 괴롭히는 세 가지 포인트를 짚어본다.

▲ '소독약 냄새' 파동을 일으킨 문제의 카스 제품[출처: 오비맥주 홈페이지]

■'소독약 냄새 맥주' 인터넷 도배

최근 오비맥주의 '카스'와 '골든라거'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내용의 글이 삽시간에 인터넷에 유포됐다.

1일, 공학박사 출신 연구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네티즌 A씨는 본인 블로그에 "7월 3번 다른 곳에서 마신 오비맥주(카스, 골든라거)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글을 올렸다.

블로거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초 동네 슈퍼에서 구입한 골든라거 페트병, 지난달 중순 동네 치킨집에서 주문한 카스 생맥주, 지난달 말 막창구이집에서 시킨 카스 병맥주에서 모두 소독약 냄새가 났다는 것이다. 이 글에는 6일 현재 26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카스 생맥주뿐 아니라 병맥주에서도 이상한 소독약 맛이 난다는 제보도 온라인상에 올라왔다. "내가 이쪽에서 일해서 그런게 아니라, 당분간 되도록 카스 먹지마라. 2014년 6월부터 8월까지 생산 한건 진짜 마시면 안 된다. 특히 가임기 여성들은 무조건 피하라"는 내용의 글도 카카오톡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오비맥주는 지난해 발효탱크를 씻는 세척제가 맥주에 섞여 100만 병을 회수한 바 있다.

문제가 확산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소독약 맥주'의 진상 조사에 나섰다. 식약처는 지난달 말부터 이천·청원·광주 등 오비맥주의 공장의 제조상 문제가 없었는지를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식약처는 제조 공정상 문제보다는 유통과정에서 변질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6월, 소독약 냄새와 관련해 카스맥주 공장을 조사하고 제조상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SNS를 통해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글들이 쏟아지면서 카스에 대한 소비자 불신감은 이미 높아진 상태. 이와 관련 오비맥주는 언론을 통해 "맥주를 천연재료로 만드는데, 여름철 직사광선과 고온에 맥주 향이 바뀔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일광취'라는 것이다.

이에 식약처는 맥주가 햇빛에 노출되면 냄새가 발생한다는 이른바 '일광취'에 대한 주장이 맞는지 실험을 통해 진위를 가리기로 했다. 또한 '유통단계'에서 맥주가 변질됐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맥주를 수거해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 오비맥주는 '책임있는 주류회사'의 기치를 홈페이지에서 강조하고 있다.[출처: 오비맥주 홈페이지]

오비맥주 측은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 6일 수서경찰서 사이버범죄수사대에 악성루머 유포자를 수사해 달라고 의뢰했다. 7일 현재까지 오비맥주는 홈페이지에 어떠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다만 언론을 통해 "이번 논란을 악의적으로 퍼트린 정황이 포착됐다. 사내 인트라넷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재생산해낸 정황을 50건 가량 포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스의 편의점 점유율은 전주보다 2%포인트가량 줄었다.

■ '행오버' 싸이로부터 외면

한국이 낳은 글로벌 스타 싸이(PSY)가 지난달 9일 공개한 '행오버(Hang over; 숙취)' 뮤직비디오를 두고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의 희비는 교차했다. 하이트진로는 싱글벙글이었다. 싸이는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하이트진로 측에 소주·맥주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하이트진로는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 소주 '참이슬'과 맥주 '드라이피니쉬d'를 보냈다. 이들 제품은 제품명까지 뮤직비디오 영상에 여과 없이 노출됐다. 싸이는 2012년 9월부터 광고모델로 활약한 CJ헬스케어 '컨디션' 제품도 뮤직비디오에 등장했다.

▲ 오비맥주의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의 맥주(드라이피니쉬 d)와 소주(참이슬)가 등장한 싸이 '행오버' 뮤직비디오 장면.

주목할 점은 싸이는 하이트진로와 광고 모델 계약을 체결하기 1년 전, 경쟁사인 오비맥주의 카스라이트 모델로 활동했다. 이번 뮤직비디오에서 싸이의 '의리'는 자신이 광고모델로 활동했던 양대 주류산맥 중 하이트진로에게만 지킨 셈이다.

이에 오비맥주 측은 "최근 광고주가 하이트진로였기 때문에 당연히 하이트진로에게 제품을 보내달라 했을 것"이라며 "싸이는 오비맥주와 광고모델로 활약할 당시에도 의리를 지켰다"고 맞받아쳤다.

■'싸이 설움설' 주류업계 나돌아

하지만 싸이가 이번 뮤직비디오에서 제품 협찬을 위해 하이트진로에만 문을 두드린 배경에 '싸이가 오비맥주로부터 서러움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주류업계에서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하이트진로 고위 관계자는 "싸이가 카스라이트 모델로 활동했던 당시 오비맥주에서 서러움을 받았다고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소주 '처음처럼'을 판매하는 롯데주류의 마케팅 담당자도 "'강남스타일'을 발표하기 전이어서 글로벌 스타가 되기 전이었던 데다 병역 문제로 싸이가 많이 힘들었던 시기였다"고 귀띔했다.

때아닌 '싸이 설움설'에 오비맥주 측은 "그럴 리 없다"며 펄쩍 뛰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싸이는 카스라이트 모델로 활동하면서 CF 속 식스팩을 콘서트·뮤직비디오에도 입고 나올 정도로 오비맥주와 관계가 돈독했다"며 "싸이와 재계약만 2번 더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싸이는 오비맥주와 2010년 5월 첫 계약 후 6개월 단위로 2회 재계약하면서 2011년 11월까지 1년 6개월간 모델로 활동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카스라이트를 출시한 후 CF가 인기를 끌면서 싸이는 카스라이트의 입지도를 끌어올리는 주역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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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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