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훈 2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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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7, 18 양일간 「다까라즈까」(보총)시 칠복장 「호텔」에서 벌어진 제5기 「명인전」 (「아사히」신문 주최) 도전 7번승부 제2국에서 흑을 쥔 도전자 조치훈 8단은 1백35수만에 명인 「오오따께」(대죽영웅) 9단을 불계로 물리쳐 2연승, 일본바둑계 정상정복에 한걸음 다가섰다.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된 제2국은 초반에는 두 대국자가 똑같이 집짓기에 주력, 격돌없이 각각 상(백) 하(혹)변에 큰 집을 장만하여 미세한 국면이 전개됐다. 중반에 이르러 상변의 백세가 하변의 흑세를 압도하는 양상을 보이자 불리함을 깨달은 조8단은 우변의 미생 백마를 위협하면서 상변 백세속에 승부수를 띄웠다.
18일밤 저녁식사후 조8단은 초읽기에 몰리면서도 종횡무진으로 침착하게 백세를 유린, 패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밤9시25분 1백35수를 본 「오오따께」 명인은 머리를 숙이면서 뭔지 모를 말을 중얼거렸다. 돌을 던지는 신호였다. 이때 조8단은 불과 4분을, 「오오따께」명인은 17분을 남겨놓고 있었다.
제3국은 10월 1, 2 양일간 「시즈오까껜」(청강현) 「이즈」(이두) 반도 「나가오까」(장강) 시의 석정「호텔」에서 조8단의 집백으로 열린다.

<운이 좋아 이겼다>
▲조치훈 - 중반에 이르면서 상변 백세가 너무 좋아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다. 승부수를 띄울 「찬스」를 노리다가 73수를 발판으로 79, 81로 아슬아슬하게 이어가면서 이 일단의 흑마가 살기만 하면 이길 수 있다고 믿었다. 나로서는 1백13수가 결정타였다. 한마디로 운이 좋은 바둑이었다.

<위기때 수 안보였다>
▲대죽영웅 - 왜그런지 결정적인 순간마다 수가 잘 보이지 않았다. 1백2수로 1백4의 자리로 뛰었으면 어땠을가. 1백14로 1백20자리에 두었어도 매우 복잡한 바둑이 되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내 「페이스」를 찾지 못한 바둑이었다. 남은 대국은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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