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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진단|위암은 조기 발견하면 거의 완치|최규환<서울대의대·내과>⑦<92>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암이 잘 생기는 기관을 들자면 위를 첫째로 꼽을 수 밖에 없다. 물론 최근에는 간·폐·대장·자궁·유방등의 암이 눈에 띄게 늘어나서 위암의 발생빈도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도 위암은 우리나라 전체로 볼 때 가장 흔한 암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중년기에 접어든 사람이면 누구 나가 한번씩은 겁을 내게 되는 것이 곧 위암이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위암에 대한 노이로제 현상을 일으켜 실제환자보다도 더 심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받는 수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까지 위암에 관한 한 정확한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고 따라서 뚜렷한 예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 때까지는 추위사람이 위암이란 진단을 받게되면 신통한 치료법이 없어서 어떤 방법으로 치료를 하든 간에 몇년을 더 살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 경우를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암에 대해 너무 무서워하는 태도는 현대인으로서는 옳지 않은 자세다. 최근 약10년간에 걸쳐 위암의 진단법에 관해 눈부신 발전이 이뤄져 병이 아직 많이 퍼지기 전에 이를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위암은 초기에 발견하기만 하면 그 대부분의 예에서 완치가 가능한 것도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이유중의 하나다.
대체로 위암에 걸린 환자들은 식사 후에 상복부가 거북하거나, 배가 아프고 쓰리든지, 구역질이 나고 식욕을 잃게 되며 체중이 주는 수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위암뿐 아니라 위궤양이나 위에 심한 염증이 있을 때에도 일어날수 있어 공연히 위암을 의심하는「노이로제」환자가 될 필요는 없다.
그런가하면 어떤 환자들은 위암이 상당히 진행되었는데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와 같이 일반이 느끼는 증상만으로 위암을 진단할 수는 없다. 그만큼 위암의 진단에는 정확을 요한다.
최근에는 위장의 X선 촬영기술이 발달되고 위장의 내시경술이 발달되어서 위 속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게 되었다. 또 위 내시경검사 중에 조금이라도 이상한 부분이 발견되면 조직검사를 실시하여 병리학적 전만을 내릴 수도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어떤 환자에 대해 위암이 있는지 없는지를 진단 내리려면 이상 여러가지 검사법을 이용하여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게 되었다.
요약하건대 위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할 수 있는 병이고, 최근에는 진단기술이 발전하여 조기발견이 가능하게 되었기 때문에 치료효과가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환자가 느끼는 증상이 위암에만 나타나는 독특한 것이 없어서 위암의 조기발견을 어렵게 한다.
그러므로 위암에 걸리기 쉬운 40대가 되면 가끔 전문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암에 대해 걱정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몇년에 한번씩 검사를 받아보고 이상이 없으면 밝은 마음으로 생활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보다 현명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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