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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괴의 대남 비방방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지난 4일 하오5시를 기해 재개된 북괴의 대남 비방방송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4일엔 7개소에서 10회 있었던 비방방송이 5일엔 14개소에서 33회, 6일엔 31개소에서 1백72회, 7일엔 33개소에서 3백9회나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측 남북조절위와 외무부는 이 같은 대남 비방방송이 상호비난방송을 않기로한 7· 4남북공동성명에 정면으로 위배됨을 지적하고 즉각 중지토록 촉구했지만 북괴는 오히려 그 책임을 우리측에게 전가하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런 사태를 두고 「뉴욕·타임즈」등 일부 외신은 벌써 남북한간의 긴장고조로 남북대화의 진전은 비관적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로서는 북괴의 대남 비방을 하도 여러 차례 당해 봤기 때문에 새삼 그들의 상투적인 선동·선전에 관심을 둘 필요조차 없지만「10·26사태」이후 한때 잠잠하던· 그들이 유독 이시기에 와서 비방방송을 재개한 이유와 저의는 무엇일까.
당국은 북괴가 비방방송을 재개한 이유를 대체로 우리측의 대응방송을 유발하여 선전에 역이용하자는 것, 혼란과 위기의식을 조장하여 각국의 대한투자를 방해하자는 것, 김일성·김정일 세습체제확립을 위한 기반 구축을 하자는 것 등이라고 분석한바있다.
한마디로 북괴가 이 시기에 상투적인 비방방송을 재개한 것은 한국이 새로 출범한 전두환 대통령체제를 중심으로 차차 안정을 강화해 가는 현상에 초조한 나머지 한국사회에 불안을 조성해보자는 안간힘과 ,자기들이 먼저 제의한 남북총리회담실현을 위한 남북대화에 응하기 어려운 그들의 사정이 배경에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한가지 최근 중공·「폴란드」등에서 벌어진 권력이양·실용주의노선 정착 등의 현상이 폐쇄· 봉건적인 북괴체제에 미칠 충격을 대남 긴장고조로 돌려보자는 저의도 있음직하다.
김일성 부자의 세습체제를 굳힐게 확실한 10월 노동당전당대회를 앞두고 같은 공산권에서 불고 있는 이 같은「바람」을 돌려보자는 저들의 필요성은 의의로 큰 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튼 우리로서는 저들의 저의가 어디에 있든 든든한 반공의 정신무장과 철벽같은 방어태세의 강화로 북괴의 각종 도발책동에 대비해야겠다.
그러기 의해서는 북괴체제의 보상에 관한 에누리없는 정확한 인식을 온 국민이 갖고 사회의 어느 분야 어느 구석에라도 북괴가 노림직한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북괴의 실상에 관해서는 다 알다시피 공격형 군사력의 증강, 특수부대의 대량양성 등 최근 밝혀진 군사면의 전쟁준비는 물론, 전 인민의 무장화, 전국토의 요새화, 전군의 간부화, 전군의 현대화 등 이른바 4대 군사노선을 20년 가까이 강행해오고 있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설명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북괴체제란 바로 「전쟁」그 자체를 존립기반으로 삼고 있으며 이것은 그들이 남북대화에 응할 때라 해서 달랐던 것이 아니다.
대남적화혁명이란 목표를 위해 전술상 혹은 필요하면 대화로 나가고 혹은 필요하면 긴장고조로 나가는 것이 북괴의 방식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그들이 어떤 자세로 나오든 부동의 태세와 준비로 항상 대처해야 할 뿐 조금의 환상이나마 가져서는 곤란하다.
비방방송의 재개로 보아 또 어떤 도발이 언제 어디에서 벌어질지 모른다. 공비남파·무장간첩선파견 따위는 언제나 우리가 경계할 일이며 우리사회를 난문하는 전단살포 등도 다시 대량으로 재개될 가능성도 예상하지 않을 수 없다. 또 밖으로도 곧 열릴 「유엔」 총회를 위시한 각종 국제회의나 해외동포들을 겨냥한 공세도 가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얼마 전에 있은 미국「솔라즈」하원의원과 「레스턴」 전국무성 대변인의 북한방문과 최근 일본정·재계인사들의 북한 왕래 등과 관련해 생각해 보더라도 미·일 등 우리우방과 한국간의 난문을 획책할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이런 모든 도발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사전에 하나하나 대비책을 강구해 두는 것이 필요하며, 특히 북괴의 선전공세에 대비한 장·단기 대응방안을 미리부터 마련해야 한다.
특히 북괴가 갖은 악선전으로 우방각국의 국내여론을 한국에 무리한 방향으로 유도하려고 극책할 가능성에도 미리미리 대비해 나가는 게 좋겠다.
그들의 도발이 한국의 단결과 대응태세만 강화할 뿐이라는 것을 북괴가 깨달을 때까지 우리는 대북 태세와 준비에 만전을 기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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