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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전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지난 1975년에 영국의 7개 수출상이 「런던」 의 「익스포트· 타임즈」 지로부터 「탁월한 수출」상을 받은 적이 있다.
그 중에서도 금상을 받은 것은「나이지리아」의 원주민들에게 북을 수출한 상사였다.
또 한 상사는 「아랍」 제국에 기름을 연간 15만「달러」어치를 수출하여 은상을 받았다.
물론 원유는 아니다.「라이터」용 기름이었다.
그런가하면 「스파게티」의 본고장인「이탈리아」에「스파게티」를 연간 1백 「톤」 씩이나 수출한 상사도 있었다.
자장면이나 우동에 쓰는 중화면 을 향항에 판 상사도 있었다. 단 「인스턴트」 식품이었다.
사막으로 둘러싸인「아부다비」에 1천8백「톤」이나 되는 모래를 수출한 상사도 있었다.
그 모래는 물을 여과할 때에 쓰는 특수한 모래였다.
「파리」에는 명물도 많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것이「프랑스」의 독특한 대중주점인「비스트로」 와 」「카페」 다.
그러나 이런 「비스트로」 와 「카페」 의 설계와 시공을 전문적으로 맡아 수출상을 받은 영국의 건축회사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아라비아」 만 해안의 「두바이」 에 제설차를 수출하는데 성공한 상사도 있었다.
「두바이」 는 상하의 나라다. 따라서 눈은 구경도하지 못한다. 물론 제설차는 전혀 필요치가 않다. 그러나 제설차는 도로 위에 쌓인 모래를 제거하는데는 안성맞춤이었다.
수출은 「아이디어」 의 싸움이나 다름없다. 아무리 강대한 국력이며 조직력을 뒷받침으로 한 외국 대상사와 맞설 수는 없다해도 그래도 무역전쟁의 여기저기서 놀라울만한 전과를 거둘 수 있는 틈새는 얼마든지 있다.
『탁월한 수출』 상을 받은 이상의 7사는 모두 보잘것없는 상사들이다. 그들의 수출고도 대단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와 기민한 기동력이 없이는 오늘의 무역전쟁을 이겨낼 수는 없다.
미국의 어느 상인은 「에스키모」인에게 냉장고를 파는데 성공한 적이 있다. 그것은 그의 기발한 광고덕분 이었다.
영국최대의 석탄집산항인 「뉴캐슬」이 탄광「스트라이크」로 마비되자 이곳에 재빨리 석탄을 역수출하여 큰돈을 모은 미국의 역상도 있다.
지난18일로 우리 나라의 수출이1백억 「달러」를 넘었다. 작년보다 17%가 증가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반가워만 할 일은 아니다.
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 와 보다 더 신속한 정보망, 그리고 기민한 기동력이 있다면 보다 더 많은 수출이 가능할 것도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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