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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에 싸인 식품 포장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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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3면

일본에서 시판 중인 '렌지두'라는 인스턴트 만두는 전자레인지에 봉지째 그대로 넣어 익혀 먹는다. 찜 효과가 나도록 봉지가 특수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 만두 봉지를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열에 의해 공기가 2~3분 동안 부푼 상태로 있으면서 뜨거운 수분이 만두 속으로 퍼진다. 그런 뒤 더 부풀어 오르면 머리카락 보다 더 가는 구멍이 뚫려 공기가 빠져 나가 압력이 조절된다.

봉지가 터지는 것을 막으면서 만두까지 익혀 먹게 한 제품이다. 만두만 꺼내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수분이 날아가버려 만두 맛을 버리게 될 것이다.

다양한 식품이 개발되면서 식품 포장에도 기발한 아이디어와 첨단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소비자를 끄는 데는 식품 내용물도 중요하지만 포장재의 선택이 성공에 더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인스턴트 밥으로 히트를 치고 있는 CJ㈜의 '햇반'의 성공 뒤에는 포장의 역할도 컸다. 햇반의 포장재료 중 얇은 비닐처럼 보이는 뚜껑이 사실은 네겹으로 돼 있다.

맨 밑층은 용기에 밀착되는 부분으로 쉽게 뜯어지는 재질인 폴리프로필렌,그 위층은 공기가 완전히 차단되는 에틸렌비닐알코울, 또 그 위는 나일론층이다. 맨 위층은 인쇄가 가능한 페트라는 비닐로 돼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상온에서 6개월이나 유통이 가능한 것이다. 일반 비닐 포장을 하게 되면 공기가 파고 들어가 쉽게 변질된다.

김서림 방지 기능이 들어가 있는 것도 있다. 고급 햄소시지 등을 싸는 포장 비닐에는 미량의 수분이 물방울로 맺히지 않고 퍼지게 하는 친수성(親水性)비닐을 사용한다.

식품이 언제나 투명하게 잘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다. 포장에 물방울이 맺히면 겨울철 안경에 서리가 끼는 것처럼 된다.

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포장재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재료다. 항균 기능이 입증된 은을 사용한 재료의 개발이 활발하다. 극미세 구멍이 뚫린 제올라이트에 은 입자를 5% 정도 집어 넣은 것을 주로 사용한다.

일본 농림수산성 식품종합연구소가 이 재료로 실험한 결과 대장균.살모넬라균 등의 세균이 24시간 안에 거의 멸균되는 것을 확인했다. 생선회와 같이 먹는 와사비를 섞어 만든 비닐도 도시락 항균제로 널리 사용된다.

이산화탄소와 산소를 선택적으로 투과하는 특수 비닐도 개발 중이다. 포장된 야채의 신선도를 오래 유지하는 데 사용하기 위해서다. 야채는 포장 속에서도 호흡을 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이것을 가장 빠르게 봉지 밖으로 빠져 나가게 하자는 것이다.

미국.일본 등에서 개발 중인 포장재는 이산화탄소를 일반 비닐보다 서너 배 이상 빨리 빠져 나가게 하는 대신 산소를 빨아들이도록 만들어지고 있다.

보통 포장재 안에 3~10% 산소가 있을 때 야채의 신선도가 잘 유지된다. 쑥의 성분을 비닐에 섞어 만든 것도 있다. 이는 육류의 산화가 더디게 일어나고,탈취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CJ 식품연구소 차규환 과장은 "식품의 포장은 그 종류와 용도에 맞는 기능성 위주로 개발되고 있다"고 발전 추세를 설명했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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