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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불황"안간힘 판촉백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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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불황이 장기화하자 업계는 살아남기 위한 갖가지 지혜를 다 동원하고있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듯 한가닥 가능성만 있으면 매달린다. 특히 판매엔 모두 비상한 각오하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불황을 가장 심하게 타고있는 전자와 자동차업계의 「판촉백태」를 살펴본다.【편집자주】
◇전자=5월말 현재 작년동기의 53.1%밖에 팔지 못한 삼성 금성 대한전선 등 가전 3사의 판매전략에는 사장까지 판촉일선에 나서는 등 「전사원의 전천후판매전」이 전개되고 있다.
가전사들은 우선 제일단계로 「사장의 회사 설명회」등을 통해 회사의 긴박한 사정을 사원들에게 설명하고 다같이 익사하지 않으려면 모두가 발벗고 나서자고 정신무장부터 다진다.
제2단계작전으로는 대리점 훈련 및 방문 판매.
휴폐업이 늘고 의욕을 잃고있는 대리점을 상대로「드리·에코」조 침투작전을 편다.
「드리·에코」조란 사장·판촉요원·「서비스」기사가 3위1체가 돼 대리점을 순화·방문·격려하는 것.
또 전국을 몇 개 상권으로 묶어 신제품을 포함한 모든 가전제품을 순회 전시하는 한편 지금까지의 비정기적 순회「서비스」활동을 1년 내내 계속, 소비자들의 불만처리에 힘쓴다.
3단계 작전은 잠재고객을 공장견학 또는 관광지 유람을 통해 소비자화 한다.
경비일체는 전액 가전사 부담.
5월말현재 가전3사의「컬러·TV」·냉장고 등 유휴설비액은 약2천억원 규모. 외상채권은 약 1천7백50억원, 제품 재고 약1천50억원 등으로 추산된다.
작년 5월 5만2천명에 달하던 3사의 고용인원이 1년 후에는 4만2천명으로 줄었는데 또 감원을 하지 않으면 안될 형편에 있다.
생산「라인」을 정지시켰으나 생산직 사원들을 그냥 놀릴 수 없어 집단 휴가를 실시, 연고 판매와 아울러 「미귀」를 기대했으나 큰 효과가 없다고.
단기전인 판촉과 아울러 3사는 가전제품에서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등 산업용기기로 점진적 전환을 모색하고있다.
일본의 경우 산업용이 가정용을 앞서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현재 80% 이상이 가정용 시설이므로 이를 85년까지는 50%수준까지 내린다는 것.
이와 함께 「마이콤」(MICOM)화 등 제품의 고급화와 아울러 면도기·복사기용 불황기에 관계없이 팔 수 있는 소형신제품 계발에 도열을 올리고있다.
◇자동차=작년 이맘때 만해도 웃돈을 얹어주거나 선금을 내고도 출차 기일 안에 차를 사지 못할 지경으로 호황을 만끽했던 자동차업계가 불황으로 비명.
현대·새한·기아 등 자동차3사는 총규모 약6천억원을 투입해 생산능력을 78년의 20만8천대에서 79년에는 33만5천대로 무려61%나 늘렸다.
그러나 불티나게 팔리던 자동차도 작년6월 자가용소유자의 세원조사와 7월의 석유가인상 등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5월말현재 3사의 판매실적 (승용차·「버스」·「트럭」포함)은 월 평균 9천2백70대 꼴인 4만6천3백50대.
작년동기의 월 평균 1만5천대, 5월말까지의 누계 7만5천2백대에 비하면 61%수준에 머물고있다.
1년 동안에 시설은 61%가 늘었는데 반해 판매는 61%수준으로 떨어진 셈.
3사는 그 동안 정부의 지원을 호소하다 지쳐 이제는 적극적인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새한은 본부장제를 과거의 기능별 담당제로 바꾸는 등 대폭적인 기구 개편과 아울러 판매담당이사를 증원하는 등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3사는 모두 신제품개발과 전사원의 판매요원화로 불황에 대처했으나 역부족, 관계 「그룹」의 연고판매제를 실시하거나(새한)실시할 것을 검토 중(현대) 이다.
올들어 신제품개발만 봐도 현대가「포니·오토매틱」(3월), 문 세짝(드리·도어·4월), 신형 「버스」개발에 이어 「포니」내장을「컬러」로 다양화했으며 4기통「그라나다」도 시판할 계획.
새한도 「디젤·엔진」개발에 전력투구, 「맥스·디젤」을 시판한데이어 5월에는「레코드·디젤」을 개발, 사운을 걸고있다.
한편 기아도 1t소형「트럭」을 개발해 8월 시판할 예정.
그러나 신차종 개발이 신규수요 유발보다는 기존수요를 서로 잠식, 판매대수가 줄어들고 있다.
3사는 비상대기조만 사무실에 남기고 나머지 전사원은 책임량을 할당, 내보냈다.
실적에 따라 인사고과에 반영하고 차종에 따라1만원(포니)∼15만원「푸조」의 개인별 포상은 물론 부서별 포상까지 실시하고 있다.
또 큰 회사의 차량구매 담당을 초청, 신제품 시승회를 갖는가하면 도별로 「버스」업자를 초청해 공장견학은 물론 유명관광지의 일류「호텔」에서 숙박과 함께 갖가지 극진한 대우도 하고있다.
자연감원을 유도키 위해 독신자들에게 장기유급휴가를 줘도 85%정도는 꼭 돌아온다고.
3사는 마지막으로 전「그룹」과 가족들의 연고판매를 독려 중.<박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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