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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괴의 공공연한 도발책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대간첩대책본부는 21일 미명 충남 서산서쪽 4O「마일」해상에서 북괴무장간첩선 1척을 교전끝에 격침시키고 공비1명을 생포했다고 발표했다.
작전에는 우리측 육. 해. 공군과 해경의 입체적인 역량이 투입되었다하며, 특히 접근중인 간첩선의 조기발견에는 아군초소근무자의 기민한 대응이 수훈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운 햇볕 아래서도 불철주야 국가방위에 임하고 있는 우리 국군과 해경장병들의 믿음직한 자세에 국민적 신뢰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공비침투는 금년 들어 4번째의 대규모 도발이며 특히 북괴정규군의「미그기12대와 군함5척이 작전 중 직접 출동. 투하를 자행했다는데에 사태의 특이성이 있었다. 종래의 수법대로라면 북에는 무장간첩의 침투를 자기들과는 무관한 것으로 가장하기 위해 일체 침묵을 지키거나 시치미를 떼는 것이 통례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비정규 침투작전과 정규작전을 거의 가연 적으로 연관시킨 증거가 역력했으며 이것이 앞으로의 북괴 대남 전략상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분석해 보아야할 것이다.
휴전협정의 도수라는 법적인 측면에서도 이번의 북괴도발은 엄중한 문책사항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북괴의 정규군이 직접 엄호출동에 나섰다는 사실은 곧 그들의 비정규 침투행위를 스스로 자인한 것 밖에는 안 되는 것이며, 그것은 북괴의 공공연한 휴전협정 파괴와 남침행위를 입증하는 움직일 수 없는 직접 증거가 되는 것이다.
앞으로 있을 군사정전위원회에서는 이점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문책이 따라야 할 것이다.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이번의 무장 간첩 침투는 북괴 대남 전략이 기도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내외에 주지시켰다.
북괴는 표면상으로는 총리회담이다, 무엇이다 하고 선전 공세를 펼치지만 그들의 진의는 시종일관「남한혁명」에 있으며, 그 방식은 월남형 적화를 답습하고 있다는 점이 명백한 것이다.
월남형 적화는 이쪽 내부의 사회적 다양성을 역이용하여 이를 소규모 충돌에서 대규모 분란으로 유도한 다음, 마침내 최종적인 무력적화를 시도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북괴는 끊임없이 간첩과 무장공비를 남파시켜 이쪽 내부의 이용 가능한 조건을 극대화시키려 애쓰고 있으며 그 이면에는 언제라도 동원할 수 있는 군사력이 계속 증강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10.26이후 작금의 우리측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은 저들에게 그 어떤 공작상의 호기로 간주되었을 법도한 일이며 그에 따라 북괴 정치적 군사적 도발책동은 갈수록 노골화 다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적인 도발에 있어서는 간첩과 무장 공비의 남파를 증가하는 한편 간접적으로는 비동맹 회의도 국제무대에서의 대남 비방을 격화하는 등 온갖 다양한 수법을 총동원할 것이 뻔한 것이다.
24일 재개되는 남북 총리 실무접촉 회담에 있어서도 앞으로의 북괴 자세는 과거 남북 적십자 회담에나 마찬가지로 억지와 강변으로 회담장을 이용하거나「사보타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작금의 우리 내부 상황과 관련하여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제시하고 그것이 관철되지 않으면 회담을 진척시킬 수 없다고 하는 류의 작태가 예상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바로 「하노이와「베트콩이 월남사회의 각계각층에 분란 요소를 부식시켜놓은 다음, 이른바 평화 협상이란 술수를 구사해 종국적인 무력적화를 수행한 전례를 돌아보게 한다 하겠다.
때문에 이러한 북괴도발에 직면한 우리 측 관민으로서는 잠시의 방심이나 해이에 빠짐이 없이 보다 투철한 상황인식에 바탕 하여 일치 된 대공초계에 임해야할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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