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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목재의 경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기업이라는 것은 재화 및 「서비스」를 생산·유통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을 말한다.
그래서 기업은 현대 사회를 유지·발전시키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사회적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의 존립 양식, 행동 윤리가 주목을 받는 것도 현대 사회에서 차지하는 기업 제도의 비중이 무겁다는 것을 뜻한다.
성실한 기업 경영이 요구되는 소이도 그런데 있다.
19일 국보위는 기업 윤리 정화책의 일환으로 동명목재를 조사중이라고 발표했다.
동명목재의 경우, 동양 최대의 합판 「메이커」로서 지난날 수출 경기를 만끽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연히 유념해야할 기업의 공정성을 외면했으며 내부 축적을 게을리 함으로써 호경기에는 사유 재산, 불경기에는 국민의 손실로 내던져버린 소유주의 무책임이 사회 문제화 된 것이다.
소유주에게 무한 책임을 지워 기업을 살리고 종업원의 일자리를 지켜주는 것은 동명목재가 개인 기업이므로 사리상 당연한 일일 것이며 철저한 조사를 거쳐 개인의 것이 아닌 국민의 재산으로서 동명목재 사건을 사회적으로 처리해야 될 것이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기업인은 물론 우리 모두가 생각해야 할 일은 올바른 사회 의식과 기업관을 갖고 다시는 동명목재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건전한 투자·경영의 합리화·생산·고용·납세의 지속적 확대는 기업 경영이 지켜야 할 당연한 책무이며 그 속에서 정당한 이윤을 얻어 국민적 부를 축적 해나가야만 기업이 할 일을 다하고 있다고 평가될 수 있다.
그래야만 기업은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해 나갈 수 있다.
기업의 생명은 물가·임금·이윤 등 세가지 요소를 기초로 하여 존속한다.
즉 소비자는 물가에 관심을 쏟고 있다. 물가에 의존하여 생활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로자에게는 임금이 무엇보다도 앞선다. 근로자는 임금 소득에 의존하여 살아가기 때문이다.
투자가는 이윤에 주목한다. 투자가는 이윤이 기업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기업은 정당하고 꾸준한 경영 활동을 통해 이들 세 요소의 조화 위에서 최대한의 경영 성과를 얻어 사회적으로 분배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윤은 투자하는데 전제가 되는 것이며 생산에는 투자가 뒤따라야 하고 또 소비가 이루어지려면 생산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처럼 경제 생활의 기본이 되는 기업의 사명이나 역할이 왜곡 투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기업인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만 한다.
투자 결정에서 투자 재원의 조달, 그리고 제품의 가격과 내외 시장의 개척까지 그 태반을 정부에 의존해 온 과정에서 기업가의 기업가적 정신과 역량은 성장되지 못한 면이 많다.
기업의 성장과 기업의 신뢰를 기업인 자신이 책임지지 않고 정부와 사회에 미루는 누습은 하루 빨리 시정돼야한다.
정책의 선택도 기업가 역량과 기업의 자생력 기반 강화를 주안으로 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이 나라의 기업 풍토는 영영 정상화될 날이 오지 않을 것이다. 기업이 사회의 불신의 대상이 되고 국민의 부담이 될 때 어떻게 정상적인 경제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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