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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 7월 당선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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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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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의 매력으로 절제미와 율격미를 들 수 있다. 율격미는 형식에 속박 당하지 않는 특유의 리듬감 창출이며 절제미는 무한한 상상을 거느리는 응축의 미학이다. 시조 형식은 그런 점에서 이 풍요의 첨단 문명 속에서 추구해야할 이상적인 세계라 할 수 있다.

 긴장미를 품은 절제미는 3장 6구로 구성된 단시조에서 가장 잘 구현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달 장원은 단시조로 선명한 이미지를 확보한 박화남의 ‘초승달’을 뽑았다. 초장에서 제시한 뒤집고 뒤집은 인고의 시간을 중장에서 인동초(금은화)를 통해 울음을 덜어내는 아픔으로 형상화한 뒤 종장에서 ‘조선낫’과 ‘굽은 생’의 ‘아버지’ 이미지로 승화시킨 수작이다. 시는 이미지를 통해서 표현된다는 점에서 기본에 충실한 작품이라 하겠다.

차상으로 뽑은 박한규의 ‘CCTV’는 현대 문명을 비판한 작품이다. 보내온 작품 대부분이 제목은 ‘셀피’, ‘포맷’처럼 외래어를 쓰면서 본문에는 ‘보풀떨이’, ‘지며리’ 등 순우리말을 다수 차용하고 있다. 시조가 현대시임을 감안할 때 순우리말이라도 한 작품 안에 너무 많은 활용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차하 작품으론 세월호 사건을 다룬 ‘노란 리본을 달며’ 작품을 뽑았다.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이기도 하지만 비판과 대안의 관점에서 좀 더 깊은 사유가 요구된다 하겠다.

 응모자들은 응축된 작품으로 2~3편을 응모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여러 편의 응모는 자칫 자신의 결점을 노출시킬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다음 달엔 더 좋은 작품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축하드린다.

심사위원 권갑하·이달균(대표집필 권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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