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거장「밸런신」후계로 중국계의「추산·고」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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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 미국의「뉴·클래식·발레」계는 거장「조지·밸런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싱가포르」출신의 중국인「추산·고」가 유력하게 부상하여 커다란 관심을 모으고있다.
올 해 31세의「고」는「뉴욕시티·발레」단의 전설적인 안무가인 76세의「조지·밸런신」과 같이 수학적으로 복잡한 대위법에 근거하여 완전한「뉴·클래식」기법의「발레」를 안무한다.
「고」는 지난76년 미국에와 당시 창단 된지 얼마 안 되는「워싱턴(DC)·발레」의 상임 안무자가 되었다.1백77cm키에 강인한 성격을 가진 그는 지난4년간「뉴욕」에서「시애틀」에 이르는 여러「발레」단의 위촉을 받고 총 16개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올해만도「조프리」·「보스턴」·「멘실베이니아」·「휴스턴」등 일급「발레」단의 안무를 위촉받았다. 그의 작품에 크게 감명 받은「미하일·바리시니코프」는「고」의 작품에 출연할 것을 자원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뉴욕·타임즈」지도『오늘날 가장 뛰어난 안무가』라고「고」를 추켜 올렸다.
그의 인기가 크게 높아지자「워싱턴·발레」는 혹시 그가 다른 유명한 무용단으로 옮겨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태산같다. 그러나「고」는 쉽사리 이리저리 옮겨다닐 것 같지는 않다.
「싱가포르」의 식용유제조업자의 9명의 자녀 중 막내로 태어난「고」는 어린 시절「파일러트」가 소원이었다. 영국「로열·발레」학교에 유학하고 돌아와「싱가포르·발레·아카데미」를 연 형과 누이의 수제자로「발레」를 공부했다.
21세 때「스위스」「발레」학교의「스칼라십」을 얻어 단돈3백「달러」와 간단히 갈아입을 옷, 그리고「발레」로 대성해보겠다는 꿈을 가지고 그는 집을 떠났다. 그가「스위스」 에 도착하자 곧 그 학교는 문을 닫았지만 우연히 화난 국립「발레」단과 연결이 되어 2년 뒤에는「발레」단 부설학교에서 안무가로 일하게되었다.
그의 재능을 전해들은「워싱턴·발레」의 예술감독「메리·데이」는 곧 그를 자신와「발레」단에 초청, 오늘과 같은 성공을 가져온 것이다.『「고」의 성격의 무구하고 나약한 듯한 기질은 그의 작품을 아주 신선한 것으로 만든다』고「데이」는 말한다.
「고」는 자신의 작품을 공연하는 사람들을 공평하게 대하지만 비평은 신랄하다.
또「포즈」의 정밀과 완벽함을 요구한다.「춤만을 위한 생활」을 원하는 그는「워성턴·스튜디오·아파트」에서 혼자 검소하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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