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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서예의 흐름을 한눈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성종의 횡축부터 대원군의 서첩까지>

<진품으로 확인된 것 70여 점>

<명성 떨친 서예가와 문사작품을 망라>
이조시대의 유명한 서예작품들을 처음으로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서예특별 전」이 서울 경복궁 국립중앙박물관 l층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3일 개막, 7월말까지 장기전시 될 이 전시회의 전시작품은 박물관이 그동안 수집, 소장해온 5백여 점의 조선조 서예작품 중에서 진품으로 확인된 7O여 점.
국립중앙박물관이 박물관 개원이래 처음으로 이 같은 전시회를 갖게 된 동기는 다른 미술부문은 상실전시장을 설치, 연중공개하면서 서예부문만 제외된 채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서예 계와 고미술 애호가들의 끈질긴 여론으로부터 비롯됐다.
일본이나 자유중국의 경우 국립박물관이 유물을 전시하는데 있어서 가장역점을 두고 있는 부문중의 하나가 서예부문이라는 것이며 모두 서예작품을 위한 대규모 상설전시실을 두고있다고 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70여 점의 작품들은 횡축과 서첩으로 크게 분류돼있으며 시첩·화첩 등은 화첩에 포함시켰다.
그 가운데서도 성종·인조·효종·영조·정조·철종 등 조선조 역대 왕들의 친필과 일반의 관심이 큰 추사 김정희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서첩·횡축 등이 전시 작품의 대종을 이루고 있다.
이밖에 오준·윤순권·이광수·강세황의 족자, 이이·주세붕·백인걸·노수신·양사언· 배삼익·이산해·남구만·조속·허목·금홍도·이린양·권돈인의 서첩, 신위의 횡축 등 조선왕조 5백년동안 명성을 떨쳤던 서예가와 문사들의 작품도 두루 망라돼 이조서예의 전체적 흐름을 한눈에 불수 있게 해준다.
가장 오래 된 작품은 성종 (l4백7∼1494)의 횡축, 가장 최근세의 것으로는 흥선대원군의 서첩 등이다.
중앙박물관 측은 조선조서예전을 이처럼 뒤늦게 갖게 된데 대해 『소장 작품들에 대한 확실한 진가 구분이 아주 어려워 공식 공개를 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그간의 입장을 밝혔다. 공개했다가 진품이 아님이 밝혀지는 경우를 고려한 듯 하다.
한 박물관당국자는 『비록 적은 수의 작품이긴 하지만 처음 공개한다는 점과 소장 작품들을 정리했다는 점등에 이번 전시회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고 말한다.
서예 계는 이번 특별 전을 계기로 그동안 푸대접을 받아온 서예부문을 새롭게 인식, 국립박물관에 서예상설전시장을 조속히 설치할 것과 이를 위한 당국의 적극적인 뒷받침을 촉구했다.

<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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