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장훈」앞다퉈 보도|일매스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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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에 대해 인색한 일본「매스컴」은 3천안타기록을 세운 장흔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연일『위대한 장훈』으로 높이 평가하고있다.
일본의 유력지「아사히」(조일)「마이니찌」(매일)「산깨이」(산경) 신문은 30일 약속이나 한듯이『민족차별의 멸시속에서 거둔 끈기와 근성의 승리』라는「칼럼」을 실었다.
각신문의「칼럼」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사히」=「홈런」왕 왕정치를 쟁과 유라고 한다면 장훈은 동적이고 강인한쪽이다.
7백56호「흠런」을 날렸을 때의 왕정치는 양손을 높이 쳐들면서도 다소 겸연쩍은 표정으로 달렸다. 그러나 3천안타의 장훈은「헬밋」을 높이 던져버리고 호쾌하게 달렸다. 4년전 처음으로「히로시마」(광도) 구장에 응원나간 어머니는『한국인은 돌아가라』『강제송환시켜라』라는 아들에대한 내야석관중의 조롱을 들었다.『민족적 조롱은 삼가달라』고 부탁했지만 그들이 듣지않아『너무나 화가난다. 못견딜 정도로 화가난다』고 어머니는 말했다고 동행한 형이 회고 한다.
3천안타째의 안타가「홈런」이 됐던 밤, 흰민족 의상을 입은 박순분여사는 웃으면서 아들에게 꽃다발을 걸어 주었다.
▲「산께이」=불우와 빈곤과 차별, 거기에 원폭피해라는「핸디캡」을 극복한 근성이 그를 천하무적의 사나이로 만들었다. 타석에 들어서는 그를 향해『너는 한국인이 아닌가. 한국인은 돌아가라.』, 그리고 사구로 1루에 걸어간 그에게『여러분 1루주자는 한국인입니다』고 절규하는 너무나 부끄러운 야유가 쏟아진다. 그러나 그는 시종일관 미소로 대답했고 경기후 그는 이렇게 말했다.『나는 웃음으로써 그 일본인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겼던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한국인인것에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있기때문이다』고.
▲「마이니찌」=『죽어도 한이 남는다. 대타 요원으로라도 있게해달라. 』장훈은 연초 이렇게 애원했지만 거인「팀」은 이를 듣지 않았다. 그는 그러나 연습과 정신력으로 그 오욕을 극복했다. 3천안타를 달성한 날밤『무엇보다 먼저 내 자신을 자랑하고싶다』고 대답한 말에는 무거운 실감이 함축되어있다. 【동경=김두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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